창립 17년 만에 국내 카드사 최초 연간 결제 취급액 200조원 달성 유력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할부·리스 부문 확대 통해 비카드 영업 수익 주력 결실
플랫폼 강화와 할부금융 및 리스영업 분야 사업 확장···금융상품 결제 취급액 확대 기대
통상 2분기는 1분기 보다 소비 확대 경향 있어···자동차 결제 시장 공략과 함께 K-패스 등 신시장 선점 시 효과 극대화될 것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신한카드가 창립 17년만에 국내 카드사 최초로 연간 결제 취급액 200조원이라는 신화를 향해 성큼 다가서고 있다. 본업에 충실하면서 할부·리스 부문 확대를 통해 비카드 영업 수익에 주력하겠다는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이 밝힌 영업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금리 기조로 카드사에 불리한 업황이 지속됐지만 그 동안 추진했던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확인되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역성장 없이 취급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결제 취급액은 전년 대비 6.1% 증가한 48조1153억원을 달성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결제 취급액이란 일시불과 할부를 모두 포함시킨 개인 및 법인의 신용·체크카드 국내외 결제 총액을 의미한다.
통상 여름 휴가철과 연말 소비가 확대되는 것을 감안할 때 카드사 최초 연간 결제 취급액 200조원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드사 최초로 200조 결제시대를 열게 됐다는 것은 그 만큼 국내 민간소비에서 카드업계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을 따질 때는 개인·법인 신용판매(신용카드 일시불 및 할부) 취급액이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만 전체 취급액 역시 결제시장 내 전반적인 영향력을 살필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현대·삼성·우리·롯데·하나)의 카드구매실적 중 신한카드의 결제 취급액은 190조59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KB국민카드 164조3235억원, 현대카드 151조2941억원, 삼성카드 149조2555억원을 기록했다. 비중만 놓고 보면 카드사 전체 결제 취급액의 20.8%에 달한다. 2위인 KB국민카드(17.9%)보다 2.9%에 앞선 수치다.
올해 1분기 신한카드 영업수익은 1조5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성장했다. 할부금융의 경우 같은 기간 영업수익이 523억원에서 576억원으로 10.1% 증가했다. 리스 영업수익은 14.1% 늘어난 1897억원, 기타 영업수익은 17.4% 증가한 4753억원으로 집계됐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이 그 동안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금리와 전쟁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가운데서도 비카드 부문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사업 구조적으로 갖추었음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문 사장은 첫 일성부터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거듭 강조해왔다. 전통 카드 영업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신규 사업 영역 확장에 힘을 주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문 사장은 플랫폼 강화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플랫폼, 디지털 가속화를 위한 혁신 조직을 신설한 바 있다. ICT(정보통신기술) 개발 및 데이터 조직·인력을 사업 영역에 전진 배치, 지원하는 데브옵스와 매트릭스 체계를 도입해 디지털·데이터 역량이 전사적 관점에서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플랫폼 '신한SOL페이' 누적 회원 수는 지난 2022년 말 1544만명에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656만명으로 7.3% 증가했고 MAU(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도 804만명에서 863만명으로 7.3% 늘어났다.
전체 신규 거래 건수대비 디지털 신규 거래 건수를 나타내는 디지털 커버리지 비율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금융상품의 디지털 커버리지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 말 대비 2.6%포인트 증가한 67%로 집계됐고 간편 결제의 디지털 커버리지 비율도 1%포인트 확대한 27%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디지털 플랫폼 이용자가 늘어나면 연결 거래 취급액 역시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며 "플랫폼 기반 혁신를 통해 고객 경험을 선도하고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추가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성장하고 있는 할부금융과 리스영업 분야 사업 확장도 진행 중이다. 최근 신한카드는 롯데렌탈과 제휴를 맺고 렌터카서비스 전반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제휴는 롯데렌탈의 영업용 차량 구매 등을 신한카드를 통해 우선 진행하고 마케팅과 서비스 전반에서의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신한카드는 가맹점수수료 수익과 금융상품 결제 취급액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통상 2분기는 1분기에 비해 일반적으로 소비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자동차 카드 결제 시장 공략과 함께 이달 초 선보인 K-패스와 관련해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한다면 그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