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2년 상장한 14개 리츠 중 최초···주주환원 노력 성과
자본재구조화로 8월 주당 600원 특별배당···선배당 후투자 도입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이지스밸류리츠 주가가 공모가를 회복했다.
최근 이지스밸류리츠 주가 반등세는 지난 2019~2022년 저금리 당시 상장한 리츠들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는 평가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달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겠다고 밝히면서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선 효과로 해석된다.
◇ ‘리츠 밸류업’ 선봉장 나선 이지스밸류리츠 '성공적'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지스밸류리츠 주가는 이날 전날 대비 40원(0.79%) 내린 5030원에 장을 마쳤다.
이지스밸류리츠 주가는 전날 95원(1.91%) 상승한 5070원에 장을 마감하며 공모가(5000원)를 회복했다. 이튿날인 이날은 장중 한때 51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지스밸류리츠 주가는 지난 2019~2022년 초저금리 당시 상장한 14개 리츠 가운데 최고가다. 국내 증시에는 총 23개 리츠가 상장되어 있는데 2019~2022년 초저금리 당시 무려 14개 리츠가 상장했다. 이 가운데 주가가 공모가를 넘어선 리츠는 이지스밸류리츠와 이날 공모가를 회복한 코람코더원리츠(5010원)뿐이다.
이지스밸류리츠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첫 공모∙상장 리츠로 2020년 7월 상장했다. 상장 당시 중심업무지구(CBD) 내 프라임급 오피스인 '태평로빌딩'을 기초자산으로 상장했고 이수화학 사옥, 광화문 트윈트리타워, 분당Hostway 데이터센터, 북미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 이천YM물류센터 등을 편입했다. 매해 2월말과 8월말을 기준으로 반기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이지스밸류리츠 주가가 다른 리츠 대비 빠르게 회복한 이유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달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점이 꼽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달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차원에서 자본 재구조화(Recapitalization)를 통해 이지스밸류리츠의 특별배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별배당은 오는 8월 결산 기준 주당 600원 규모로 실시된다.
배당액이 확정된 뒤에 투자자가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선(先) 배당 후(後) 투자 방식도 도입한다. 기존처럼 결산 전에 배당 주주를 확정하고 이후에 배당금이 정해지는 ‘깜깜이 배당’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이외 자산인 트윈트리타워에서 다른 소유주가 구분 소유한 주유소, 편의점 등을 인수해 자산 전체에 대한 단일 소유권을 확보하고 리모델링 등을 통해 임대 수익 및 자산 가치를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지스밸류리츠가 오는 8월 결산 예상 주당 배당금을 600원 이상을 예고하고 있어 배당수익률 면에서 가장 매력도가 높아졌다”며 “적극적인 리츠운용 계획과 더불어 꾸준히 배당금을 높이려는 리츠사들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리츠 전반적인 투자 환경이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 SK리츠가 망가뜨린 리츠 투심 회복될까
이지스밸류리츠의 공모가 회복을 계기로 국내 상장 리츠에 대한 투심 회복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밸류리츠뿐만 아니라 다른 리츠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을 위해 지난달 국내 상장 리츠 19곳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서한을 배포했다. 주주서한에는 투자자 관점의 부동산 자산운영 정보의 주기적 제공, 적극적인 IR 활동, 이해 상충 방지책 마련 등 세 가지 사항의 개선 사항이 담겨 있다.
그동안 국내 상장 리츠들의 주가 약세 배경에는 고금리에 따른 리파이낸싱 우려와 더불어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자들의 신뢰 저하 등이 이유로 꼽힌다.
지난 2022년부터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리츠 주가는 하반기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그해 10월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면서 리츠에 대한 투심은 급속히 냉각됐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0월 SK리츠의 SK하이닉스 수처리시설 편입 및 유상증자를 계기로 국내 상장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은 한층 가중됐다.
SK리츠는 SK 서린빌딩, SK U타워 등 SK그룹 사옥을 자산으로 2021년 9월 상장했다. 대기업이 스폰서라는 이유로 SK리츠 주가는 타 상장리츠 대비 고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SK리츠는 1조1870억원 규모의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를 편입했다. SK리츠를 유동성 문제를 겪는 SK하이닉스의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 리츠에 가지고 있던 신뢰도는 급격히 악화했다.
지난해 SK리츠는 316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SK리츠 지분 42.99%를 가진 SK는 배정된 신주인수권 증서를 매도하고 배정분의 10%만 청약했다. SK리츠 유상증자는 최종 청약률이 80.99%에 그쳤고 603억원에 달하는 실권주가 발생했다. 실권주는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이 떠안았고 이는 SK리츠 및 타 상장 리츠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