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제2차관 교체 거론, 일정 기간 휴식 가능성···후임에 고득영 비서관 하마평
고득영 비서관 후임자도 인사검증 진행···김현준 실장은 조만간 명퇴, 연쇄인사 불가피
복지부 공석 국장은 3자리, 향후 승진발령 예상···행시 43회와 44회 위주 인사 전망

그래픽=시사저널e
그래픽=시사저널e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그동안 의대 정원 확대 작업을 총괄했던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교체 하마평이 확산되고 있다. 후임에는 대통령실에서 의대 증원 작업을 진두지휘한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이 거론되고 있어 향후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내용의 재가를 할지 주목된다.

11일 정치권과 복지부에 따르면 박민수 차관 교체와 후임자 임명 작업이 추진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 차관 후임 하마평에는 고득영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보건복지비서관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정치권 관계자 A씨는 “그동안 의대 증원이라는 난제를 담당하며 고생한 박 차관을 교체해주고 후임에 고 비서관을 검토하는 방안이 대통령실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복지부에서는 지난주부터 이같은 하마평이 확산됐다”고 전했다. 고 비서관 후임으로 현재 질병관리청에서 근무하는 B씨를 대상으로 인사검증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으로 발탁된 박 차관은 지난 2022년 10월 보건의료 담당 제2차관으로 복지부에 복귀한 후 의료개혁과 의대 정원 확대 작업을 총괄해왔다. 이 과정에서 ‘의새’와 ‘전세기’ 발언 등이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대통령실 신뢰 하에 개혁을 밀어붙였다는 평가다. 

박 차관은 향후 복지부 장관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으로 영전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물러나면 일정 기간 휴식을 취한 후 복지부 유관기관장 등 다른 자리로 배려 받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관가 관계자 C씨는 “박 차관은 1년 7개월간 재임했기 때문에 교체를 해도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며 “제2차관으로 근무하며 의대 증원 작업을 한 것이 눈에 띄는 성과”라고 말했다.

박 차관 후임 하마평에 오른 고 비서관은 1966년생으로 대전고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84학번) 출신이다. 복지부에서 의료자원정책과장, 보험정책과장, 대통령비서실 고용복지수석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 한의약정책관, 보육정책관, 인구아동정책관, 복지정책관, 인구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현 정부 들어 박 차관으로부터 기조실장과 보건복지비서관을 인수인계한 사이다. 관가 관계자 D씨는 “고 비서관은 과장 시절 보건의료 업무를 많이 경험한 인물이어서 제2차관을 맡아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 작업은 대통령실에서 진두지휘했기 때문에 만약 발령을 받는다면 별도 보고 없이 바로 업무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참고로 1년 7개월 근무한 고 비서관은 재임기간 기준으로 현 대통령실 비서관 중 상위에 랭크돼있다. 고 비서관보다 근무기간이 긴 사례를 보면 최근 논란이 있었던 이기정 의전비서관과 김민석 고용노동비서관, 이병화 기후환경비서관, 황성운 문화체육비서관, 김성섭 중소벤처비서관 등 소수로 파악된다. 이들은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대통령실에서 근무해왔다. 

만약 하마평 대로 발령이 나면 고 비서관은 복지부에 복귀한 뒤 기존 이기일 제1차관과 호흡을 맞춰 조규홍 장관 보좌에 주력할 전망이다. 이 차관과 고 비서관은 행시 37회 동기이고 같은 충남(이-공주, 고-금산) 출신에 성격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고 비서관과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친하지는 않지만 서로 잘 알며 서울대 84학번(전병왕-사회학과) 공통점이 있어 소통에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보건복지비서관 후보 B씨도 고 비서관의 행시 동기다. 1970년생인 그는 복지부에서 장애인정책과장과 기획조정담당관, 인사과장, 복지정책과장, 장애인정책국장, 주제네바대한민국대표부 공사참사관, 의료보장심의관, 인구아동정책관, 건강보험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한 B씨가 인사검증을 통과해 발탁되면 서울대 출신이 3번 연속 보건복지비서관으로 활동하게 될 전망이다. 관가 관계자 E씨는 “사람을 가리는 것으로 알려진 지영미 질병청장이 복지부에 요청, 청에 영입한 인물이 B씨이기 때문에 이 점만 봐도 그의 능력과 실력은 검증됐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참고로 지영미 청장은 윤 대통령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부인이다.

또한 복지부에 따르면 김현준 인구정책실장이 조만간 명예퇴직하고 유관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행시 39회 출신 김 실장은 1965년생이다. 부산 대동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삼수를 거쳐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스와힐리어과를 졸업했다. 그는 복지부에서 연금정책과와 공공의료팀장, 장관비서관, 장애인정책과장, 미래기획위원회 파견, 지역복지과장, 미국 랜드연구소 파견, 보육정책과장, 국민연금정책과장, 인사과장, 연금정책국장, 국방대학교 교육파견, 건강정책국장,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 장애인정책국장, 의료보장심의관,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장, 질병청 차장 등을 거쳤다. 

관가 관계자 F씨는 “최근 인구정책실에 업무보고 자료를 준비하라는 지시가 떨어져 김 실장 명퇴는 확실하다”며 “일부 복지부 실국장이 부하 직원을 괴롭히는 경향이 있는데 김 실장은 아랫사람이 편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김 실장 후임에는 복지부 G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G실장 후임에는 H국장 승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현재 복지부 본부에는 사회서비스정책관과 한의약정책관, 첨단의료지원관 등 국장급만 3자리가 공석이어서 순차적 승진인사가 예상된다. 신규로 국장 승진이 예상되는 행시 기수는 43회와 44회가 거론된다. 44회 출신 모 부이사관(3급)이 6월 공석이 예정된 감사관에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가 관계자 D씨는 “고 비서관이 만약 복지부 차관으로 오면 시점은 내년 의대 증원이 최종 확정된 이달 말 이후일 가능성이 있다”며 “혹시 의대 증원 확정에 반발한 의료계가 총파업을 한다면 발령 시기가 유동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