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DV 주가, 유증 발표 후 하락했지만 현재 반등 중
하나은행, 장부상 이익 외 협업 통해 시너지 강화 계획
증자 참여하지 않거나 3자배정 유증 시 지분 가치 희석 우려
저조한 현금 배당률 등 실익 크지 않다는 분석도···하나은행 "증자조건 고려해 참여 여부 결정 예정"

베트남투자개발은행 주가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베트남투자개발은행 주가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대규모 유상증자 논의가 본격 진행 중인 가운데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하나은행을 향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후 하락했지만 현재 반등 중으로 장부상 이익을 거두고 있는 하나은행은 향후에도 협업을 통해 관련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IB)에 따르면 베트남투자개발은행은 유상증자와 관련해 다수의 투자자들과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은 베트남 자산 규모 1위 은행이자 4대 국영 상업은행 가운데 하나다.

최근 베트남투자개발은행은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 자본금을 기존 57조40억동(약 3조600억원)에서 70조6240억동(약 3조8000억원) 이상 증가하는 것을 목표로 74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는 안을 제시했다. 증자 계획과 관련해 베트남투자개발은행은 우선 전체 발행 주식의 2.89%에 해당하는 1억6400만주를 공모한다는 방침이다. 공모 대상은 증권 전문 투자자와 국내외 투자자, 기존 주주 등이다. 공모 가격은 미정이며 시장 가격 원칙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19년 말 하나은행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의 약 1조원을 투자해 지분 15%를 취득한 바 있다. 당시 하나은행의 베트남투자개발은행 투자는 베트남 은행업계 사상 최대 인수·합병(M&A)였다. 해당 지분투자로 하나은행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두고 하나은행의 선택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베트남투자개발은행의 주가는 상승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상증자 발표 후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다시 반등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말 주가는 3만8850동까지 저점을 찍은 뒤 줄곧 상승해 올해 3월 초 5만4400동까지 상승해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유상증자 발표로 4만8100동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반등하고 있다. 현재 2024년 5월 7일 기준 주가는 5만동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주가가 상승하면서 2대 주주인 하나은행의 장부상 이익은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약 1조1942억원이던 장부가치는 지난해 기준 1조7489억원으로 약 5547억원 상승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에서 지난해에만 1228억원에 달하는 지분법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여기에 그치치 않고 하나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시너지추진단을 신설해 중점추진과제를 선정하고 협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하나은행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 내 코리아 데스크(Korea Desk)를 설치해 한국계 기업과 우량 현지기업 대상 공동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PB(프라이빗뱅킹)센터를 신설해PB 비즈니스 확립 및 리테일 제고로 고객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스마트뱅킹을 활용한 간편송금(한국→베트남) 서비스인 하나EZ송금서비스 출시를 통해 하나은행 디지털 기술과 상품 활용 및 리테일 기반 확대를 위한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 전경 / 사진=베트남투자개발은행 제공
베트남투자개발은행 전경 / 사진=베트남투자개발은행 제공

다만 가파른 장부가치 상승과 협업 시너지에 비해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트남중앙은행 등 현지 정부기관이 소유한 국영은행은 은행 자본적정성을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에 현금배당보다 주식배당을 선호한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도 최근에는 주식배당을 주로 하는 편이다. 지난해에도 현금배당 없이 9628만주 규모의 주식만 배당한 바 있다. 현금배당은 지난 2020년 228억원, 2021년 63억원이 마지막이다. 배당을 받으면 현금흐름이 생기지만 현지 금융당국과 금융사의 정책상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익이 적다는 평가다.

더욱이 하나은행이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거나 배제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지분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초 투자시 지분율이 15%였던 바 주도적인 책임 경영을 의도한 투자는 아니었으며 지분율 희석에 따른 전략적 투자자 지위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외국인 전략적 투자자로서 파트너십에 기반한 협력 및 시너지 추진을 통해 투자가치를 증대하는 투자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하나은행 관계자는 "향후 시장상황과 증자조건을 고려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며 "불참한다고 해도 증자 규모를 감안한다면 지분희석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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