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3424억원 순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
호실적 이어지지만 경쟁사 시총에 여전히 못 미쳐
올해 실적 긍정적 전망 다수이나 낮은 배당 성향 발목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주가 향방이 주목된다. 지난해에 이어 업계 1위 실적을 내보이고는 있지만 시가총액은 여전히 경쟁사에 밀리고 있는 까닭이다. 상위권 증권사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배당성향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어 주주환원 정책의 변화 여부가 핵심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34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7% 증가한 실적인데다 시장 컨센서스인 2356억원을 45.3%가량 상회하는 수치다.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금융지주의 이 같은 호실적 배경에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 IB(투자은행) 부문의 수익성 회복, 발행어음 조달 금리 하락에 따른 운용부문 수익 증대 등으로 연결 기준 368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투자증권의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한국금융지주가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을 보이면서 주가 움직임에 관심이 모인다. 한국금융지주는 ‘KRX증권 지수’에 속한 증권사 중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실적 1위가 유력하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3조6779억원으로 전날 기준 미래에셋증권(4조5422억원)과 NH투자증권(4조740억원)에 밀린 3위에 그치고 있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투자 지표도 상대적인 저평가를 가리키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한국금융지주의 PER(주가수익비율)은 5.67배로 업종 평균인 8.4배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올해 6만300원에 시작해 지난 3월 5일 장중 7만52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상승분을 반납한 상태다. 전날 기준 종가는 6만6000원 수준이다.

한국금융지주 주가가 실적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원인으로 낮은 배당성향이 주로 꼽힌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배당성향이 21.9%였다.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이 27.5%, NH투자증권이 50.47%, 삼성증권이 35.89%였다. 증권주가 대표적인 배당성장주라는 점에서 한국금융지주 소액 투자자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아쉬운 상황인 셈이다.

특히 경쟁사가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월 3개년 주주환원책으로 최소 환원율 35% 및 매년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NH투자증권은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키움증권의 경우 자사주 소각을 포함해 향후 3년간 주주환원율을 3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배당성향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해외투자 자산 및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평가손실 및 충당금 리스크는 지난해 대비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고, 이익 회복과 일회성 비용 감소로 ROE(자기자본이익률) 10%대는 무난히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배당성향은 여전히 업종 평균을 하회하고 있어 향후 상향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된다”라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한국금융지주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8만8000원을 유지했다.

다만 낮은 배당성향에도 이익 성장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사례도 다수 나왔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종전 8만3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목표가를 높였다. KB증권도 종전에서 5.5% 상향한 8만7000원을 목표가로 내걸었다. 이 밖에 이베스트투자증권, 삼성증권, 교보증권도 각각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편 이날 한국금융지주는 호실적에 따른 기대감으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전날 대비 2.88% 오른 6만7900원에 장을 시작해 장중 7만4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상승폭은 다소 줄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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