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로 경남 마을 침수···전남은 농경지 침수 피해 커
5일 내린 제주공항 강풍·급변풍 경보 해제···항공편 운항재개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어린이날 내린 폭우로 전국 곳곳이 수해 피해를 입었다. 경남, 전남 등이 전날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고, 제주 공항에서는 강풍과 많은 비로 인해 비행기가 결항·지연됐다.
6일 경남·창원소방본부에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총 69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경남도 재난상황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전날부터 내린 누적 강수량은 경남 평균 108.3㎜다.
경남 일부 지역에는 어제부터 최대 26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마을이 물에 잠기거나 차량이 침수되는 등 비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경남 합천군 대양면에서는 전날 오후 11시 39분쯤 마을 한 곳이 불어난 물에 잠겨 48가구가 피해를 봤고, 전체 5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주민들은 모두 인근 복지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도로에서는 전날 오후 10시27분쯤 교통 단속 안내 표지판이 강풍에 파손됐다.
진주시와 남해군, 하동군 등에서도 산사태 위험과 옹벽 붕괴 등으로 30가구, 33명이 경로당 등으로 대피하는 등 경남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사망 소식도 전해졌다. 이날 오전 6시 5분쯤 경남 고성군 대가면 한 농수로에서 실종된 70대 주민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전날 논에 들어찬 물을 빼려다가 이 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남에서도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6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 동안 평균 100.7㎜의 비가 내렸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5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보성 267.5㎜, 광양읍 265㎜, 고흥 포두 231㎜, 순천 226㎜, 여수 산단 188.5㎜, 장흥 관산 181㎜, 구례 피아골 162㎜, 완도 139.9㎜, 광주 무등산 85㎜ 등이다.
전남소방본부는 이날 인명 구조 1건, 배수 지원 12건, 안전조치 63건 등 이틀 동안 총 76건의 소방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전날 광양시 광양읍 덕례리 한 교각 굴다리를 지나던 차량이 도로 침수로 고립돼 일가족 4명이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광양, 보성, 장흥 등의 산사태 위험지역에서는 73세대 108명이 마을회관으로 사전대피했다가 날이 개면서 전원 귀가했다.
폭우로 인해 고흥군에선 조생 벼 80㏊(5900만원)가 침수됐고, 강진과 해남에선 수확기를 앞둔 보리류가 비바람에 쓰러지는 등 농경지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댐 수위 조절을 위해 주암댐과 장흥댐 수문을 열고 방류를 시작했다.
빗줄기가 다소 약해지며 전국의 호우 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에 통제됐던 여객선도 비가 그치며 대부분 운항을 재개했다.
전날 무더기로 결항했던 항공기도 이날은 정상화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전날인 5일 제주공항에 내려졌던 강풍·급변풍 경보가 모두 해제돼 이날 오전 6시부터 항공편이 모두 재개됐다.
전날 제주공항에는 강풍과 많은 비로 인해 운항이 예정됐던 왕복 500편 가운데 국내선 왕복 71편과 국제선 왕복 2편이 결항했다. 또 김포, 부산, 광주, 대구 등 국내 노선의 지연 운항도 317편에 달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는 강풍과 폭우로 인해 신호등과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고립 사고 등 피해 신고 14건이 접수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연휴 기간 동안 총 15건의 호우 및 강풍과 관련된 안전조치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