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앞두고 급락···6만달러선 붕괴
예상보다 '비둘기파' 연준···반등 성공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4월 29일~5월 5일) 큰 폭의 등락을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할지 모른다는 우려로 크게 내렸다. 하지만 연준이 회의 후 예상보다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 입장을 내놓으면서 다시 상승했다.  

5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비트코인은 6만3244달러(약 8595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0.62% 하락했다. 지난 주말 6만3600달러 선을 기록하던 비트코인은 이번 주 시작과 함께 우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6만달러 선이 붕괴되면서 2일 오전 한 때 5만6911달러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2일 오전부터 반등하더니 6만3000달러선까지 올라갔다. 

이번 주 비트코인의 시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단연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FOMC 정례회의가 30일(현지시각) 열리자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여러 위원들이 최근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연이어 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FOMC를 앞두고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사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여기에 ‘마운트곡스 리스크’ 여파도 시세 하락의 원인이 됐다. 마운트곡스는 최근 채권자들에게 반환될 가상자산 규모와 반환 날짜 등을 처음으로 공지하면서 상환 절차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상환 물량은 비트코인 1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비트코인이 시장에 대거 풀릴 것이란 우려가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설립 당시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는 지난 2014년 해킹으로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4%에 달하는 비트코인 85만개를 잃고 파산했다. 

하지만 FOMC 이후 파월 의장의 발언이 예상보다 비둘기적으로 해석되면서 다시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은 1일(현지시각) FOMC 정례회의 뒤 기준 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은 부인했다. 그는 “현재 금리 수준이 충분히 긴축적이고 다음 정책 결정이 금리 인상은 아닐 것”이라며 “현재 수준의 금리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가 통화정책의 초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 고용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지표가 발표되면서 비트코인은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3일(현지시각)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7만5000건 증가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4만명을 크게 밑돈 것이다. 4월 실업률도 3.9%로 직전 달(3.8%)보다 상승하며 전망치(3.8%)를 넘어섰다. 그동안 뜨거웠던 고용시장이 식어가고 있단 의미다. 이에 금리 인하 가능성의 발목을 잡았던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세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예상보다 길어지는 긴축적인 통화 정책으로 비트코인은 3월 중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약 20% 하락했다”라면서 “하지만 오늘 보고서는 추세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코인마켓캡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