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익 전년 동기 대비 10%↓
연체율 증가···'비용' 대손충당금 급증
시중은행·인터넷은행 공세도 부담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지방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에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자산건전성 악화로 비용 항목인 대손충당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이 공격적인 대출 영업을 한 탓에 영업 기반도 줄어들고 있어 실적 전망도 어둡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금융지주 3사의 1분기 순익 총합은 53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1% 줄었다. DGB금융지주 실적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1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80억원)과 비교해 33.5% 감소했다. BNK금융의 1분기 순익도 24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다. JB금융만 같은 기간 6.0% 늘어난 1732억원을 거뒀다.
지방금융지주들이 올해도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대손충당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은 대출채권 등 금융자산 가운데 부실이 발생할 부분을 미리 파악해 비용으로 반영하는 회계 항목이다.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연체율이 상승하면 충당금이 늘어나 금융지주의 실적에 악영향을 준다.
BNK금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늘었지만 충당금(165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32.7% 크게 늘었다. 이에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늘었음에도 순익은 감소했다. DGB금융도 1분기 충당금을 1595억원 적립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5% 늘렸다. JB금융도 충당금을 899억원에서 1056억원으로 확대했다.
지방금융지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산건전성이 악화됐다. BNK금융의 연체율은 0.90%로 전 분기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DGB금융(0.64%)과 JB금융(1.17%)로 직전 분기 대비 각각 0.1%포인트, 0.24%포인트 올랐다.
건전성이 악화된 주된 이유는 부동산 시장 침체의 장기화로 꼽힌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친 비은행 계열사들의 부실 자산이 늘어난 것이다. BNK금융의 연체액이 늘어난 몫 가운데 61%는 비은행에서 비롯됐고 이중 상당 부분은 부동산PF 부문에서 나왔다. DGB금융의 부동산PF 익스포져(위험 노출액)는 약 9000억원 정도로 이중 상당 부분을 하이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다.
은행권에서 과열되고 있는 대출경쟁도 지방금융지주의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줬단 의견도 나온다. BNK금융은 올해 대출자산 성장률을 4.0%로 잡았지만 지난 1분기에 달성한 성장률은 0.5%에 그쳤다. 권재중 BNK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최근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시중은행들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기업대출에 적극성을 보이며 부산·경남은행에서 대출 이탈이 있었다"며 "대출수요와 경쟁압력을 생각하면 원화대출 성장계획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인터넷은행도 대출 경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터넷은행은 담보대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공격적으로 산정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개인대출 시장은 인터넷은행이 이끌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특히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케이뱅크는 적극적으로 대출자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경기침체 장기화의 직격탄을 지방금융지주가 맞고 있다”라면서 “지방금융지주도 시중은행 전환, 디지털 전략 강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향후 다시 성장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