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만에 IPO기업 상장···공모주 열풍 재개 여부에 시선
3년 전부터 우리사주 배정···우리사주 42.6%는 보호예수 無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2차전지 믹싱장비를 만드는 제일엠앤에스 상장을 하루 앞두고 공모주 열풍이 재개될지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제일엠앤에스는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고 상장주관사인 KB증권이 공모가의 90%로 되사주겠다는 환매청구권도 제시한 상태라 상장 후 주가 전망이 비교적 긍정적이다.
다만 공모구조가 다소 독특하다는 점은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변수다. 제일엠앤에스는 통상적으로 공모주식의 20%를 배정하는 우리사주가 없는 대신 상장 전 직원들에게 우리사주 형태로 주식을 대거 나눠줬다. 우리사주 가운데 상당 물량이 상장 후 일정 기간 팔 수 없는 보호예수가 없기에 직원들이 우리사주를 대거 현금화할 경우 주가 흐름에 다소 부정적일 수 있다.
◇ 한 달 만의 IPO기업 상장···공모주 파티 재개될까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30일 제일엠앤에스가 코스닥에 상장한다. 제일엠앤에스처럼 스팩이 아닌 IPO기업 상장은 이달 3일 상장한 아이엠비디엑스 이후 27일 만이다.
제일엠앤에스는 지난 1981년 '제일기공'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2차전지 공정의 첫 단계인 슬러리를 만드는 믹싱 장비 제조사다.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유럽 최대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 등이 있다.
제일엠앤에스가 상장에 앞서 실시한 수요예측과 공모청약 결과는 긍정적이다.
제일엠앤에스는 이번 공모에서 240만주를 신주발행하겠다며 희망공모가범위로 1만5000~1만8000원을 제시했다.
지난 5~1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645.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 상단을 초과하는 2만2000원으로 결정했다.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528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4532억원으로 결정됐다. 이어 18~19일 실시한 공모청약에서도 증거금 9조4971억원을 모으며 경쟁률 1438.96대 1을 기록했다.
이외 긍정적인 요인도 많다. 실적 면에서 제일엠앤에스는 흑자기업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432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는 가결산 기준 매출 731억원, 영업이익 30억원, 당기순이익 24억원을 냈다고 밝혔다.
상장주관사인 KB증권 역시 제일엠앤에스 상장 후 3개월 동안 공모가의 90%에 공모주식을 되사줄 수 있다는 환매청구권을 제시했다. 제일엠앤에스 주가가 1만9800원 아래로 내려간다면 공모주 투자자들은 KB증권에 공모주를 1주당 1만9800원에 되팔 수 있다.
제일엠앤에스는 상장 후 유통가능물량 비중도 낮은 편이다. 제일엠앤에스 상장 후 발행주식총수는 2060만665주이고 이 가운데 유통가능 주식수는 17.37%에 해당하는 358만2159주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의 의무보유확약 물량까지 합친다면 상장 후 유통가능물량 비중은 15%대까지 낮아진다.
◇ 상장 전 배정한 우리사주···직원들 선택은?
제일엠앤에스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우리사주를 전혀 배정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신규상장기업은 공모주식 수의 20%를 우리사주로 배정하며 직원들이 배정받는 우리사주는 상장 후 1년 동안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제일엠앤에스는 공모주식 240만주 가운데 우리사주를 배정하지 않았고 기관투자가에 75%인 180만주가, 일반투자자에 25%인 60만주를 배정했다.
제일엠앤에스가 공모과정에서 우리사주를 배정하지 않은 이유로는 상장 전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우리사주를 사전 배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일엠앤에스는 2021년 우리사주조합을 결성하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8만7340주를 배정했다. 이후 2022년 1월 28일 주당 액면가를 1만원에서 500원으로 20대 1 비율로 액면분할했다. 우리사주 주식 수는 20배로 늘어났다.
2023년 6월 30일에는 주식발행초과금을 재원으로 기존주식 1주당 2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실시했다. 결과적으로 2021년 배정된 우리사주 주식 수가 60배로 늘어난 셈이다.
무상증자에 앞선 지난해 5월에는 추가로 우리사주 배정주식수를 늘렸다. 일단 회사 차원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3만9978주(무상증자 후 11만9934주)를 우리사주에 배정했다. 주당 유상증자 가격은 주당 2만5014원(무상증자 후 8338원)이었는데 이는 공정가치 대비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었다. 직원들에게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제일엠앤에스는 공정가치와 배정액간의 차액을 주식보상비용(판매비와관리비)로 인식했고 기타자본항목에 가산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영진 대표 등 대주주 일가도 주식 7만9956주(무상증자 후 23만9868주)를 우리사주에 무상출연했다. 직원들에게 보상 차원에서 무상으로 나눠준 것이다. 제일엠앤에스는 오너 일가가 무상출연한 주식들의 공정가치를 약정용역기간 동안 안분하여 주식보상비용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현재 제일엠앤에스 우리사주는 59만5434주로 전체 발행주식수의 2.89%에 달한다. 다만 관계 법령에 따라 우리사주 배정시기별 보호예수 기간은 다르게 설정됐다.
2021년 우리사주 배정분 25만3482주(전체 발행주식수의 1.23%)는 상장 직후 매도가 가능하다. 지난해 제3자 배정으로 나눠준 우리사주 10만8741주는 예탁일(2023년 5월 19일) 기준 1년간 한국증권금융에 보호예수가 설정되어 있다. 오너 일가가 지난해 무상출연한 우리사주 23만5596주는 예탁일(2023년 5월 19일)로부터 4년간 한국증권금융에 보호예수가 설정됐다.
결과적으로 제일엠앤에스 상장 직후 매도가능한 우리사주 물량은 25만3482주이고 5월 19일부터는 35만9838주로 늘어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