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확보에 소극적···주거용건물 건설공사비지수 역대 최고치 기록 영향

올해는 공사비 인상 여파로 10대건설사 상당수의 마수걸이 수주도 2분기 이후로 늦어지고 있다. / 이미지=시시저널E DB
올해는 공사비 인상 여파로 10대건설사 상당수의 마수걸이 수주도 2분기 이후로 늦어지고 있다. / 이미지=시시저널E DB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대형건설사들이 2분기 들어서면서 올해 마수걸이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다. 원가율 인상으로 마진이 대폭 감소하며 신규 정비사업 수주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영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건설사가 물가 상승 여파에 따른 수익 방어를 해야 하는데, 공사비 인상 간극을 좁히지 못해 사업이 무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당장의 수주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 시기는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서울 서초구 신반포16차 재건축 조합과 수의계약 수순을 밟고 있다. 해당 조합이 대우건설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통보한 영향이다. 대우건설에게는 올해 마수걸이 수주다. 신반포16차는 기존 지상 11층, 396가구를 헐고 최고 35층, 4개 동, 468가구로 건설될 예정이다.

약 1년 전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낸 GS건설도 사고 1년 만인 지난 27일 부산 민락2구역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되며 올해 첫 정비사업 일감을 확보했다. GS건설은 정비구역 지정 시기부터 공을 들여온데다 민락2구역 입찰에 거듭 응찰하는 등 수주의 의지를 다져왔다. 해당 사업은 부산 수영구 민락동 142-11번지 일원 지상 최대 38층 이하, 공동주택 952가구 등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로, GS건설은 조합에 공사비 3.3㎡당 708만4000원을 제안했다.

롯데건설 역시 올해 첫 수주를 목표로 서초구 신반포12차 정비사업조합에 입찰참여 확약서를 제출했다. 롯데건설은 본사와 가까이 있는 사업장인데다 주택시장의 시황을 이끄는 서울 반포인 만큼,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적용을 약속하며 올해 첫 일감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주택 시황이 좋아 정비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던 2~3년 전만 하더라도 1분기 동안 2조원대 수주고를 채운 사례를 찾는 건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포스코이앤씨 한 곳뿐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 시기가 2분기로 늘어지게 된 배경은 원자잿값 인상과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 원자잿값 인상으로 공사비가 높아짐에 따라 건설사들의 원가율은 높아져 90%를 돌파했고, 영업이익률은 감소했다. 실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주거용건물 건설공사비지수는 154.81(2015년 공사비=10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국 건설사들이 시공사 선정 입찰에 전략적으로 참여함에 따라 경쟁입찰이 성립되는 경우는 보기 드물어졌고, 2번의 단독입찰 후에 수의계약이 진행되면서 시간이 오래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업계에서는 오랜 진통 끝에 얻은 시공권이지만 수주가 갖는 의미는 예전만 못하단 평가도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경쟁입찰 대신 단독 참여에 따른 수의계약이 대부분인데다, 착공에 앞서 공사비 협상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당장 큰 의미를 갖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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