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리드코프 지분 확대 후 현재까지 지분 유지···지분율 10% 육박
대부업 철수 기점으로 증권사 등 금융사 인수해 종합금융그룹 도약 구상
대부업 철수와 맞지 않는 대부업체 투자로 OK저축은행 모순적 행보 비판
리드코프 실적 악화로 현재 적자 상태···투자 목적으로 적합하지 못해 지적
OK저축은행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서 보유가능 한도 내 투자 진행"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지난해 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한 OK저축은행이 대부업체로 잘 알려진 리드코프 지분은 보유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 철수를 기점으로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새로운 금융사를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만큼 OK저축은행의 리드코프 지분 보유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OK저축은행은 대부업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리드코프 지분을 10% 가까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기준 리드코프 지분은 DK마린 외 3인이 40.34%, OK저축은행과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9.01% 보유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엠투엔 16.32%, 서홍민 15.28%에 이어 OK저축은행이 9.01%를 보유하고 있다. 리드코프 관계사로 알려져 있는 최대 주주인 엠투엔에 이어 사실상 단일 기업으로는 2대 주주인 셈이다.
물론 OK저축은행이 처음부터 리드코프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지는 않았다. 지난 2020년 초까지만 해도 OK저축은행의 지분은 5% 미만 수준에 불과했는데 이후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 2대 주주로 등극했다.
당시 OK저축은행은 총 26차례에 걸쳐 리드코프 주식을 매수했다. OK저축은행이 보유한 지분은 1.39%였지만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와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합하면 OK금융그룹이 보유한 리드코프 지분은 총 8.08%까지 확대됐다. 이후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정리되면서 해당 지분들이 OK저축은행으로 통합됐다. OK저축은행의 리드코프 지분 확대는 지속됐고 그 결과 현재 9% 이상 보유하게 됐다.
앞서 OK금융그룹은 지난 2014년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금융당국에 10년 안에 대부업 철수를 약속한 바 있다. 이후 2018년 원캐싱, 2019년 미즈사랑, 지난해 10월 아프로파이낸셜대부까지 차례로 대부업 면허를 반납했다. 금융당국과 약속했던 기간보다 1년3개월여 앞당겨 대부업 철수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자평했다.
대부업에서 완전히 철수한 OK금융그룹은 현재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대부업 라이선스를 모두 반납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고 선언했다. OK금융그룹은 OK저축은행과 기업금융에 주축을 둔 OK캐피탈, 간편결제 서비스인 'OK페이'를 운영하는 OK인베스트파트너스 등 계열사를 키우고 앞으로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새로운 금융사 인수를 추진해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대부업 철수를 공언하면서 대부업체 지분 보유에는 진심이었다는 점이다. 대부업 철수 약속과 맞지 않는 대부업체 투자에 대한 OK저축은행의 모순적 행보에 업계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2014년부터 대부업 철수를 공언했을 때부터 꾸준히 지분을 확대했고 이후 라이선스를 반납하는 등 대부업을 철수하는 과정에서도 대부업체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목적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사실 단순 투자라고 해도 적합하지 못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리드코프는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대부업에 의존해왔는데 지난 2022년부터 금리가 오르고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드코프는 지난해 135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533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잇따른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마진율이 떨어지면서 침체 기조를 이어온 대부업 시장인 만큼 투자 목적으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간 분리경영을 권고하는 이유는 불합리하게 서민들이 대부업 이용을 독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며 "OK금융그룹이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발표했음에도 모순적인 행보를 지속적으로 보인다면 고객들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보유가능한 한도 내에서 배당주, 저평가주 중심으로 유가증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