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도 임원들 자율적 주말 근무···정책으로 만들었다는 것 의외라는 반응들
대기업 임원들 “위기 극복과 임원 주말 근무 관련성 낮아 보여···삼성은 다른 사정 있을 것, 따라할 일 없어”
IT중소기업 직장인 “중소기업 사장들, 삼성 하면 뭐든 따라하려는 이들 많아”···동조 가능성 有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삼성의 임원들 주 6일 근무가 계속해서 재계 화제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들 일부 계열사에서 했던 것들이 삼성SDI,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등으로 확산되는 것인데요. 이번 주는 삼성 임원 주6일 근무와 관련해 재계에서 나오는 갖가지 이야기들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사실상 원래 했던 것 아닌가”
삼성 임원 주6일 근무와 관련해 삼성 안팎에선 다소 새삼스럽다는 반응들도 있었습니다. 삼성의 임원, 특히 삼성전자 임원들은 꼭 회사 정책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았더라도 주말에 업무를 본 경우가 흔히 있었다는 것인데요.
다만 이번엔 삼성전자 외 다른 계열사들까지 확대됐고, 또 공식적으로 정해서 시행한다는 점에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원래 적지 않게 있었던 일이라고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로 보입니다.
◆삼성답지 않은 정책?
재계 임원들은 이번 조치를 놓고 삼성답지 않은 것이라는 반응들을 보였습니다. 삼성은 채용 시 학벌주의도 상대적으로 다른 경쟁 그룹사들 대비 덜 하고 실력과 성과를 우선하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인사 관련 정책들을 펼치는 것으로 재계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 직장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삼성은 수십년 전에도 74제, 즉 7시에 출근해 4시에 퇴근하는 정책도 시행한 바 있습니다. 저녁을 가족과 보내거나 자기계발을 하라는 것인데 실제 정책 성공여부를 떠나 당시로선 파격적인 정책이었죠.
그런데 지금 임원들의 사실상 강제적 주6일 출근은 글로벌 스탠다드와 많이 벗어나는 사고방식 아니냐며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대기업 임원은 ”무엇보다 늘 선구자 같은 정책들을 시행하던 삼성이 이런 정책을 냈다는 것 자체가 의외”라고 전했습니다.
◆ “삼성이 한다고 우리가 왜?”···다른 대기업 확산 가능성은 낮은 듯
일각에선 ‘삼성이 하면 다른 대기업들도 다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지만 적어도 이번 사례는 그럴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복수의 대기업 인사들에 따르면 현재로선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입니다.
한 4대그룹 인사는 “검토도 없고 삼성이 한다고 우리가 그걸 따라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10대 그룹 인사는 “지금 산업구조나 시스템 자체가 임원들이 혼자 출근해서 무슨 생산성이 나오고 위기를 극복하는 그런 상황도 아니지 않느냐”며 “지금도 내가 할 일이 있으면 알아서 주말에도 일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삼성처럼 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습니다.
언급한대로 임원들의 출근 자체가 위기 타파와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아직 더 강한 듯합니다. 다들 알아서 판단해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 오히려 일부 작은 규모 회사들 들썩일 수 있어
삼성 임원 주6일제는 오히려 대기업보다는 일부 중소기업들 사이 더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한 서울 지역 IT중소기업 직장인은 “일부 중소기업들 대표들은 자기 기업 상황이나 체질 등과 무관하게 삼성이 하면 무작정 따라하려고 하고 그러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아직 구체적 이야기는 없지만 또 ‘삼성도 저렇게 하는데 가만 있어서 되겠냐’며 누군가 꽂혀서 흉내 내려고 할지 걱정”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