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1조, 영업이익 53억원···이익률 최상위 브랜드 중 최저
수익성보다 점유율 확대 초점···작년 판매 3위까지 껑충
볼보 “고객 서비스 및 마케팅 투자 확대로 비용 증가 영향”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수입차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영업이익률은 업계 평균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익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판매를 늘리면서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10억원, 영업이익 53억원을 달성했다. 즉, 영업이익률이 0.53%에 그친 셈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통상적으로 수입차 브랜드 이익률은 다른 업계보다 낮은 편이지만, 볼보코리아 이익률은 이보다도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지난해 수입차 상위권 브랜드들의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BMW코리아는 3.5%를 기록했으며 포르쉐코리아는 3.32%, 벤츠코리아 3.01%, 폭스바겐그룹코리아 1.18% 등으로 집계됐다.

볼보코리아는 BMW에 비하면 7분의 1 수준이며 폭스바겐그룹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볼보코리아는 이전에도 1%대 수준의 이익률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지난 2018년 볼보 이익률은 1.12%였으며 2019년 0.61%, 2020년 0.94%, 2021년 2.51%, 2022년 0.99%를 기록했다. 2018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6년 동안 4차례나 1%대 영업이익률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는 볼보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 대수를 늘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한 결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점유율을 늘려 몸집을 키우기 위함이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무상 보증 등 고객 서비스나 마케팅에 있어서 활발하게 투자하다 보니 비용 증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선 벤츠, BMW, 아우디로 대표되는 독일 3사와 일본차, 미국차 브랜드 강세가 지속되며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볼보가 점유율을 뺏기 쉽지 않았다.

이 가운데 볼보는 수입차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할인 대신 정찰제를 도입했다. 대신 국내 판매 가격을 미국, 유럽 등보다 30% 가까이 저렴하게 책정하면서 할인이 없더라도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유지했다.

신규 모델들을 해외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다보니 수익성이 낮을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볼보 브랜드와 관련해 ‘높은 안전성’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패밀리카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다.

오랜 기간 이어진 정가제와 안정성 등을 바탕으로 고객들과의 신뢰가 쌓였고, 이는 판매량으로도 직결됐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볼보코리아는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했으며, 지난해엔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까지 더해지면서 1만7018대를 판매해 국내 수입차 전체 판매 3위 자리까지 올랐다.

업계에선 당분간 이같은 볼보코리아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볼보가 한국에서 인기를 끈 요인이 저렴한 정가인데, 추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올리면 점유율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보는 늘어나는 고객 수요에 발맞춰 올해 1000억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신규 오픈한 서수원 DTS, 서울 용산에 이어 청주, 군산 등에 전시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서울 대치동, 하남, 청주, 군산에 서비스센터를 열어 고객 서비스 향상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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