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 최초···총 201억원 배당
얼라인 이사회 입성에도 자본정책 수정 없어
향후 자본비율 하락하면 갈등 재발 가능성

전북 전주 JB금융지주 사옥 / 사진=JB금융지주
전북 전주 JB금융지주 사옥 / 사진=JB금융지주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JB금융지주가 지방금융지주 최초로 분기배당을 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섰다. 하지만 JB금융의 자본정책에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사항은 아직 반영되지 않아 향후 추가 갈등의 가능성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최근 2024년 1분기 실적발표회를 열고 설립 최초로 주당 105원의 분기배당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총 201억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제공한다. 분기배당의 영향으로 JB금융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실적발표회가 열린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 동안 9% 가까이 상승했다.

JB금융이 분기 배당을 결정할 수 있는 밑바탕은 실적이다. 1분기에 사상 최대인 1732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대손충당금을 크게 늘린 가운데서도 거둔 호실적이다. 더불어 자본 여력도 늘었다. 1분기 말 기분 보통주자본비율은 12.32%로 직전 분기 대비 0.17%포인트 상승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금융지주의 자본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이 비율이 규제치(7%) 대비 여유가 있어야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다. 분자는 은행의 자기자본, 분모는 각 자산에 부실 위험 정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산출한 위험가중자산으로 해 측정한다.  

하지만 얼라인의 핵심 요구사항이 자본정책에 반영되진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JB금융은 연간 7~8%의 위험가중자산 성장률을 유지하고, 보통주자본비율 13%를 넘기면 나머지 자본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쓰겠다는 자본정책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얼라인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간 7~8%의 위험가중자산 성장률이면 보통주자본비율 13%를 넘는데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주장이다.  

특히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 이후 이번 실적발표회에서 JB금융이 자본정책을 수정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왔다. 주총서 얼라인이 추천한 두 명의 인물이 이사회 입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1분기 실적발표회에선 자본정책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JB금융의 올 1분기 말 기준 위험가중자산은 34조639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5% 늘었다. 이 증가율이 유지되면 올해 한해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을 7~8%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 1분기에 자본비율이 상승한 동시에 분기배당도 시행했기에 당분간 별다른 갈등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앞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이 하락하면 얼라인은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JB금융은 지난 2021년 대출 자산을 대거 늘려 위험가중자산이 10% 가량 증가한 결과 보통주자본비율이 0.38%포인트 오르는 데 그친 바 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정책을 수정해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JB금융은 지난해 얼라인이 요구한 수준인 연 4% 수준 이하로 위험가중자산이 성장을 한바 있다"라며 "새롭게 개편된 이사회가 자본정책 관련해서 입장의 변화를 보일 것인지, 그리고 정책과는 별개로 실제로 올해 위험가중자산 성장률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면밀하게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JB금융이 자본정책을 유지하면서 보통주자본비율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순익을 계속 늘리는 것이다. JB금융도 얼라인의 반대 의견에 대한 반박 근거로 제시한 것이 실적이다. 위험가중자산 부담이 다소 존재하더라도 수익성이 높은 자산을 확보하면 위험가중자산 7~8% 성장률을 유지해도 순익은 이보다 더 빠르게 증가해 보통주자본비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대 실적을 거둔 1분기에도 자산건전성은 악화된 탓에 향후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JB금융의 지난 3월 말 연체율은 1.17%로 작년 말과 비교해 0.24%포인트 크게 올랐다. 지난해 9월 말 1%대를 넘긴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다시 치솟았다. 부실등급(고정이하여신) 대출채권 비율도 1분기에 1%를 넘었다. 자산건전성이 추가로 악화되면 비용 항목인 대손충당금이 더 늘어 순익 성장세도 꺾일 수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 계획으로 잠재적인 충당금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라면서 “3월 말 JB금융의 PF 잔액은 약 6조6000억원, 브릿지론은 J캐피탈 계열사가 보유한 약 2000억원 정도가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자료=JB금융지주,.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자료=JB금융지주,.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