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감기 효과, 이전보다 못할수도" 전망도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15~21일) 중동전쟁의 심화에 대한 우려로 제자리에 머물렀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늦출 수 있다는 전망도 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하지만 비트코인 ‘반감기’가 완료돼 향후 반등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2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비트코인의 시세는 6만4679달러(약 8919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0.15% 하락했다. 지난 주말 6만4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이번 주 초인 16일 오후 6만680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우 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18일 오전 6만달러 선 근처까지 하락했다. 이후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한 결과 6만4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비트코인이 이번 주 힘을 쓰지 못했던 이유는 중동전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19일(현지 시각) 이란 내 목표물을 미사일로 타격했다. 이란으로부터 사상 처음 본토를 공격당한 지 엿새 만에 이란의 군사기지에 대한 재보복을 강행한 것이다.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커지자 투자심리가 크게 얼어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것이라 시사한 점도 비트코인 시세에 악영향을 끼쳤다. 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최근 경제 지표는 확실히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그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연준 의원들도 잇달아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쏟아냈다. 18일(현지 시각)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연은) 총재는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마포 경제서밋에 참석해 미국 경제가 강세임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의 시급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연말까지 금리를 내리지 않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감기가 19일(현지시각) 종료된 점은 향후 시세 반등의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비트코인은 총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어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친다. 이에 반감기 때는 비트코인 공급 물량이 줄어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번 반감기 동안 비트코인 채굴 보상은 기존 6.25개에서 3.125로 감소했다. 이에 비트코인 공급량은 하루 약 900개에서 450개로 줄었다. 반감기가 종료된 후 비트코인은 하루 전과 비교해 2% 가까이 올랐다.
다만 공급량 감소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앞선 반감기에서도 짧게는 두 달, 길게는 다섯 달의 ‘횡보 기간’을 거친 후 상승세가 이어졌다.
더불어 올해 반감기 효과는 예전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번엔 비트코인 채굴 보상 규모가 과거 대비 많이 줄지 않기 때문이다. 첫 번째 반감기에선 50개에서 25개로 줄었으며, 이후 반감기에선 12.5개, 6.25개로 각각 감소했다. 이번 감소규모인 3.125개 대비 격차가 컸다.
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라는 ‘대형 호재’로 인해 반감기 효과가 가격에 선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추가 상승 여지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