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金 거래 대금···KRX시장 개장 이래 최대치
金 온스 당 2400달러 넘겨···선물 가격, 이달 7% 상승
위험 헤지 수단 떠오른 金···골드바·골드뱅킹 인기

국내 금 거래대금이 한 달 새 큰 폭으로 뛰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9일 국내 금 시장의 하루 평균 금 거래대금은 169억1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 사진=연합뉴스
국내 금 거래대금이 한 달 새 큰 폭으로 뛰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9일 국내 금 시장의 하루 평균 금 거래대금은 169억1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시사저널e 기자]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국내 금 거래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금 거래대금은 한 달 새 2배 이상 올랐고 금 현물 가격도 10%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달 1~19일 국내 금 시장의 하루 평균 금 거래대금은 169억1000만원이다. 이는 KRX 금 시장이 개장한 2014년 3월 24일 이후 최대치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68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2.4배 수준이다. 

일 평균 금 거래량은 16만895g으로 지난달 7만4137g의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종목별 거래량은 금 1㎏ 현물의 경우 15만3780g, 미니 금 100g은 7115g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란·이스라엘 간 충돌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진 데다 인플레이션 영향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를 늘리며 금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은 안전자산으로 경제 불확실성이나 인플레이션, 통화 정책에 따른 위험 분산 수단으로 활용된다.

수요가 늘자 금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KRX 금 시장에서 금 1㎏ 현물 가격은 이달 들어 10.3% 올랐으며, 미니 금 100g도 13.4% 상승했다. 지난 19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6월 인도분) 가격은 온스당 2406.75달러로 3월 말(2254.80달러)보다 7%가량 상승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 앞에 모인 이란인들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 앞에 모인 이란인들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역대급 금값에 ‘금테크’에 나선 투자자도 늘었다.

은행이 파는 실물 금인 ‘골드바’ 판매 증가가 눈에 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달 골드바 판매금액은 53억6876만원이다. 지난달 골드바 판매금의 약 60%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달 중순까지의 판매 속도를 고려할 때 4월 한 달간 판매금액은 지난달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소액투자자들도 금테크에 나섰다. 은행 예금으로 금 현물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골드뱅킹’에 돈이 몰리고 있다. 골드뱅킹은 은행이 입금액에 해당하는 금을 국제 시세에 맞춰 금 무게로 환산해 적립하는 상품이다.

지난 16일 기준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합산 계좌 수는 25만6136좌로 지난 1월(25만2332좌)과 비교해 3804좌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골드뱅킹 잔액도 5718억원에서 6129억원으로 7.1%(411억원) 증가했다. 

금융업계에서는 당분간 안전자산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중동 정세가 불안한 상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확전 방지 노력 속에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이 잦아드는 듯 했으나, 지난 19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보복 공습을 단행하면서 다시 긴장감이 커졌다. 

JP모건은 금값이 연내 온스당 2500달러까지, 씨티은행은 18개월 내 온스당 3000달러까지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장기적으로 금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인 온스당 26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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