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예비심사 11개월 넘게 걸려···증권신고서도 세 차례 정정
지난해 실적 개선은 호재···증시 변동성 확대는 흥행에 악재 평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코스닥 상장을 노리는 이노그리드가 수요예측을 앞둔 가운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노그리드는 상장 심사 기간만 1년 가까이 걸린 데다 증권신고서도 세 차례 정정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까닭이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지만 실적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흥행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 및 디지털전환(DT) 전문 기업 이노그리드는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5거래일 동안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노그리드는 기관 수요예측 이후 공모가를 확정 짓고 내달 7~8일 양일간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노그리드는 기관 수요예측까지 험난한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이노그리드는 지난해 2월 17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고 올해 1월 30일에서야 심사 승인을 받았다. 11개월이 넘게 걸린 것으로 통상 45거래일(2개월) 내에 결과가 통보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이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해 깐깐해진 심사 탓으로 해석된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수익성이 낮더라도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자기 자본 10억원 이상 또는 시가 총액 90억원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외부 검증 기관을 통해 상장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그런데 기술특례상장 기업이 상장폐지나 관심종목 지정에 지정되는 사례가 최근 수년간 다수 나오면서 정성 평가에 쏟는 시간이 더 길어진 것이다.

이노그리드는 최근 2년 연속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으로 기술특례상장 제도로 증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노그리드는 앞서 전문평가기관인 NICE평가정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부터 ‘클라우드 운영 및 관리 기술’, ‘지능형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관리 기술’에 대해 평가를 받았고 각각 A, BBB 등급을 통보받은 바 있다. 

이노그리드의 상장 과정은 상장예비심사 이후에도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공모를 본격화하기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세 번이나 고쳐야 했기 때문이다. 이노그리드는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사업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내용을 더욱 세밀하게 기재했고 지난해 실적도 반영했다. 이로 인해 3월 20~21일 일반 청약을 진행하려던 계획은 한 달여가 넘게 밀리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흥행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분류된다. 국내 증시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는 IPO 시장 역시 얼어붙는 경향이 있다.

다만 이노그리드가 속한 산업의 성장 기대가 살아있고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기리에 상장도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노그리드가 영위 중인 클라우드 컴퓨팅 및 디지털전환(DT) 업종은 AI(인공지능) 시대 개화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맞물려 이노그리드는 지난해 연간 329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손실도 전년 46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감소했다.

한편 이노그리드는 이번 공모를 통해 희망공모가 밴드(2만9000~3만5000원) 기준 174억~210억원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이노그리드는 공모한 금액을 솔루션 고도화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과 마이크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신규 사업 등에 지출할 예정이다.

최근 증권신고서 기준. 상기 내용은 바뀔 수 있음. / 표=김은실 디자이너.
최근 증권신고서 기준. 상기 내용은 바뀔 수 있음. / 표=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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