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석 바바리안리서치 이사 “미국 주식, 성장주 주가상승 공식 패턴 잘 지켜···변동성 큰 한국 주식과 달라”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미국 주식은 언어적 제약이 있다. 시차도 견뎌야 한다. 기업 엑세스도 부담스럽다. 국내 주식엔 부과되지 않는 양도세 22%도 단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정부분에는 미국 주식을 가져가는 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
해외주식 투자 전문가인 정희석 바바리안리서치 이사는 18일 시시저널이코노미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4 웰스업 투자 세미나’에서 ‘미국 주식을 해야 하는 구조적 이유, 그리고 AI 시대의 투자전략’를 주제로 진행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정희석 이사는 이날 강연에서 일정 기간동안 반도체라는 같은 테마를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선도적 컴퓨팅 소프트웨어 회사인 케이던스(CADENCE)의 엄청난 차이를 보인 주가 추이를 보여줬다. 정 이사는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최근 굉장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를 1~2년 할 게 아니라 길게 끌고 가야 하지 않나. 문제는 반도체는 경기에 민감하다. 특히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하나같이 고려할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수많은 반도체 기업 중에서 업황이 사이클적으로 수요가 굉장히 강할 때 잠깐 들어와서 세게 투자하는 경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주식은 시클리컬해 좋을 땐 좋지만 다소 피곤하다. 구조적 성장 강화가 필요하다. 반면 미국 시장에는 한국 시장에 없는 구조적 성장을 가져가는 기업이 꽤 많이 상장돼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미국 주식을 검토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의 구조적 성장을 설명하면서 반도체 설계를 만들어내는 프로그램 개발사에 주목했다. 건축물을 짓기에 앞서 CAD(캐드) 프로그램을 쓰는 것처럼 반도체 산업 내에서 반도체를 만들 때 회로 설계를 디자인할 때 쓰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EDA 회사가 구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반도체 기업 뿐만 아니라 SK텔레콤도 AI반도체 구축을 시도하고 있고, 현대차 역시 차에 탑재할 반도체 직접 탑재하는 것처럼 인터넷 사업자나 자동차 사업자 가전 사업자도 직접 반도체 만드는 환경이 돼서다.
그는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세계적 메이저 3개 기업으로 앞서 주가 추이를 소개한 케이던스(CADENCE)를 비롯해 시노십스(SYNOPSYS), 멘토(MENTOR)를 추천했다. 그는 “이 3개 기업은 반도체 설계 툴 전세계 시장을 1/3씩 쥐고 있다. 엔비디아, 인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전세계 모든 반도체 기업이 고객사인 것이다. 이들 3개 회사는 누가 AI 반도체를 가장 먼저 만드는 지엔 크게 관심없을 거다. 열심히 싸워라. 그저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열심히 만들어보시며 경쟁들 하시라. 경쟁 심화될수록 수혜를 보겠다라는 마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EDA 회사는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면서 고객사에게 받을 가격을 올린다. 이를 통해 실적을 굉장히 안정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미국 시장에는 이처럼 한국 시장에 없는 구조적 성장 가져가는 기업이 꽤 많이 상장돼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는 기업가치가 올라가는 주가상승 공식도 예로 들었다. 특정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려면 둘에서 세단계의 상승 패턴을 겪는다는 것이다. 그는 첫 번째 단계로 기술, 투자, 초기성과와 관련한 뉴스 등과 같은 기대감이 생기면 주가가 오른다고 밝혔다. 두 번째 단계는 기대만으로는 (주가상승이) 안 먹히는 정체 구간이 온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실적으로 펀더멘탈이 좋아졌는지 확인되면 그 주식은 한단계 더 랠리가 강하게 오는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정 이사는 “한국에 상장된 주식은 기대감만 가지고 많이 오르는 등 변동성이 큰 경향이 있어 많은 투자자들은 힘들어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미국 주식은 이러한 패턴을 굉장히 잘 지킨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식은 기대감 뿐 아니라 실적, 즉 숫자로 드러나야지 따박따박 변동성을 줄여나가며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정희석 이사는 이런 면에서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정부분을 미국주식으로 채우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