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구속기소···檢,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까지 소환조사 염두
원아시아, 고려아연의 펀드 투자금으로 SM 주식 매수 정황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고려아연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로 홍역을 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운용사는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에 가담한 혐의를 받아 대표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곳이다.
고려아연은 SM 주식을 직접 매입하지는 않았지만, 이 PEF의 핵심 출자자여서 경영진에게 검찰 수사의 칼끝이 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건영)는 지난 15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를 받는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를 구속기소했다. 양벌 규정에 따라 원아시아파트너스 법인도 함께 기소됐다.
지씨는 지난해 2월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에서 카카오와 공모해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카카오의 공개 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펀드 자금 1100억원을 동원해 363회에 걸쳐 SM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의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은 값으로 거래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것이다. 또 2019년 10월 펀드 자금 104억원을 빼돌려 본인의 채무를 상환하는 데 쓴 혐의로 함께 받는다.
검찰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절차대로 수사를 진행하며, 조사 대상에 포함된 김 센터장도 소환할 계획이라는 얘기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 총괄대표 등은 현재 시세 조종 혐의로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시세 조종 혐의의 핵심인 지씨에 이어 카카오 주요 관계자로도 검찰의 칼끝이 향하면서, 시장에선 고려아연 경영진도 소환 조사를 받을지 여부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는 중이다.
고려아연은 원아시아가 운용 중인 펀드 대부분에 핵심 출자자로 참여했다. 원아시아가 운용한 총 7000억원 규모의 펀드에 고려아연은 약 6000억원을 투입했다. 펀드 지분 대부분 역시 고려아연이 보유했다.
PEF는 펀드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 받는다. 단, 자금을 운용하는 포트폴리오에 관해 주요 출자자에게 사전 및 사후 보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출자자가 극소수인 경우, 핵심 출자자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원아시아파트너스는 다수의 출자자가 있는 일반적인 PEF 운용사와 달리 사실상 고려아연의 자금으로 운영돼 왔다. 7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PEF 중 연기금이나 공제회, 금융기관 등의 투자 없이 운영되는 곳은 찾기 힘들다.
원아시아는 운용 펀드의 자금을 활용해 SM 주식을 매수했다. 이로 인해 고려아연의 투자 자금이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의 고가 매수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대한 투자는 내부 절차를 거쳐 당시 CFO(재무책임자) 등의 결정으로 진행됐다”며 “지모씨와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재판 등과 우리 측은 일체 관계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