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총회 입구서 눈도장···조합 집행부 대상 주택전시관 투어도
조합, 6월 건축심의 후 10월 시공사 선정 계획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한남4구역에서 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별들의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수주 경쟁에 부담을 느끼며 수의계약 비중만 높아지는 속에서도 국내 내로라하는 건설사 다수가 한남4구역을 차지하기 위해 조합원과의 친밀감 형성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직원 수십명은 말쑥하게 차려입은 정장에 각사 로고가 새겨진 어깨띠를 두른 채 한남4구역 정기총회가 예고된 서울 용산구 보광동 소재 한 중학교 앞을 찾았다.
이날 조합은 1호 시공사 선정 방식과 관련한 조합정관 개정 의결의 건을 포함한 11건의 안건을 다뤘다. 당초 시공사 선정은 참석 조합원 수의 과반 의결로 결정돼야 하지만, 1호 안건 통과로 2/3 이상의 찬성을 통해 다득표로 결정하도록 변경했다. 이는 시공사 선정 방식과 관련된 것이긴 해도 시공사 선호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각 건설사는 주말까지 반납하며 눈도장 찍기에 나선 것이다.
조합이 이날 밝힌 일정에 따르면 한남4구역은 오는 6월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 후 10월 시공사 선정 총회, 내년 4월 사업시행인가, 26년 6월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27년 9월 착공 및 30년 12월 준공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아직 시공사 선정까지 약 6개월이 남았지만 이달 초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시공사 선정 절차에 본격 돌입한 한남5구역 보다도 건설사들의 행보는 적극적이다.
실제 3사 모두 조합집행부 대상으로 주택전시관 투어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조만간 이들 3사는 조합원 상대로도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삼성물산은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소책자를 만들어 홍보에 나섰고, 카카오톡 채널도 만드는 등 조합원과의 접점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급등에 따른 마진 축소로 경쟁입찰이 쉽사리 성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공능력평가 순위 선두권 건설사들이 앞다퉈 조합에 눈도장을 찍는 상황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부산 촉진2-1구역에서 포스코이앤씨와의 경쟁에서 사업권을 놓친 삼성물산과, 지난달 말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권을 두고 현대건설과 겨루다 패배한 포스코이앤씨의 설욕전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한강 조망으로 보나 사업 속도로 보나 한남5구역이 더 좋은 조건이지만 이곳은 DL이앤씨가 수년 전부터 공들여왔기 때문에 타 건설사들의 움직임은 덜한 반면, 4구역은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년 전 한남3구역과 2구역을 두고 건설사들이 가열차게 경쟁한 모습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한남4구역은 10월 시공사 선정 입찰에 앞서 기본설계도서 작성 및 시공사 선정 입찰지침서 작성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품질사양서 및 마감재리스트 관련 각 공종별 자료도 검토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