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시점 2080년으로 설절한 TDF도 첫 등장
미국 월배당 ETF와 시총 상위주 투자 랩상품도 나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이번 주(4월 8~12일) 투자상품 시장에서는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공모펀드가 연이어 나와 주목됐다. 은퇴 시점을 2080년으로 설정한 TDF(타깃데이트펀드)도 처음으로 나왔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월배당 ETF(상장지수펀드)와 시가총액 상위주에 투자하는 랩어카운트(Wrap Account·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도 출시됐다.
◇ 업계 첫 미국 국채만 편입한 공모펀드 나와
미국 국채 금리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로 상승한 가운데 이를 투자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 수요가 늘고 있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까닭이다. 국내 운용사들은 이에 발맞춰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순수 미국 국채만 편입한 공모펀드인 ‘한국투자미국장기국채펀드’를 출시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이 펀드는 미국 장기국채 현물 및 미국 상장 미국 장기국채 현물 투자 ETF에 집중투자하는 공모펀드다. 포트폴리오에는 잔존만기 24년,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 15년 이상의 미국 장기국채 현물과 미국 상장 미국 장기국채 ETF가 각각 30%와 70% 수준으로 편입된다. 일부 잔여 유동성(달러 현금)도 달러 MMF(머니마켓펀드) 등을 활용해 지속해서 이자수익을 추구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순수 미국 국채만을 편입할 경우 미국 국채 가격의 움직임과 펀드 수익률 상관관계가 높다. 또 장기 채권에 투자해 지난 8일 기준 YTM(연환산 만기 기대수익률) 4.55%의 이자수익과 함께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 자본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현재 한화투자증권과 국민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향후 판매사를 늘려갈 계획이다.
이 펀드의 비교지수는 블룸버그 미국 장기국채 지수(Bloomberg US Long Treasury Total Return Index)로, 비교지수 대비 초과성과를 추구한다. 해당 지수는 발행규모 3억 달러 이상, 잔존만기 10년 이상의 미국 장기국채로 구성된 미국의 대표적인 장기국채 지수다. 펀드 포트폴리오는 비교지수 내 편입된 채권 중 ▲만기수익률 및 경상수익률(액면이자 대비 채권가격)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 ▲유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목을 선별, 비교지수 대비 초과성과를 추구한다.
이 펀드는 투자자 만족도를 고려해 환매기준가도 짧다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의 동일 유형(해외 채권형) 펀드의 환매주기가 9영업일이지만 해당 상품은 환매 신청일로부터 4영업일 기준가를 적용해 6영업일에 환매대금을 수령할 수 있다.
◇ 액티브 운용방식으로 미국 장기채 투자 하는 펀드도 출시
KB자산운용도 미국 장기채 투자 펀드를 내놨다. KB자산운용은 ‘KB 미국 장기채권 10년 플러스 펀드’를 출시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이 펀드는 미국 국채 등에 투자해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확보하고 금리 하락 시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이 펀드는 잔존만기 10년 이상 수준의 미국 국채(30%), 미국 국채 관련 ETF(30%), 우량 회사채(35%) 및 준정부채(5%) 등으로 구성했다. 만기 10년 이상의 미국 장기국채와 정부기관채에 투자해 안정성을 강화하고 다른 선진국 통화 채권 대비 높은 이자수익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아울러 국제신용등급 ‘A-’ 이상의 유동성 높은 우량 회사채를 선별 투자해 수익성을 높이고 액티브 운용 방식으로 알파(α)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외에도 장기 미국 준정부채, 미국달러 표시 선진국 채권 및 국제기구 채권 등 상대적으로 안정성 높은 자산에 분산투자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신경 썼다.
이석희 KB자산운용 연금WM본부장은 “미국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KB 미국 장기 채권 10년 플러스 펀드는 목표 듀레이션이 약 15년”이라며 “금리 인하 시기에 투자자에게 효율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 2080년 겨냥한 초장기 TDF도 등장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80년을 목표 시점으로 하는 초장기 TDF 상품을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한국투자TDF알아서골드2080’ 펀드는 국내 최초로 주식 비중을 높이고,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은 ‘금’을 편입해 펀드의 위험 대비 수익률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 펀드는 투자자가 퇴직까지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목표 시점(빈티지)에 맞춰 포트폴리오가 자동으로 조정되는 생애주기펀드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해당 펀드는 TDF 상품 중에서 주식 편입비가 높아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 주식 투자를 선호하지만 어떤 테마에 투자할지 고민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게다가 초장기 TDF 상품이기 때문에 노후 대비책을 고민 중인 사회초년생이나 자식이나 손자를 위한 증여세 절세를 위한 적립식 투자 전략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가령 매월 16만6777원씩 납부하고 연 복리 수익률 8%를 가정하면, 10년 후 평가 금액은 약 3050만원(원금 2000만원), 20년 후 평가 금액은 약 9800만원(원금 4000만원)이다. 펀드를 활용한 증여는 신고 이후 발생 수익에 대해서는 과세가 제외되기 때문에 절세에 유리하고 복리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펀드는 초기 위험자산 편입 비중을 99%로 설정해 기대수익률을 높였다. 국내 대다수 TDF 상품들은 국내 퇴직연금감독규정에 맞춰 위험자산 편입 비중을 80% 미만으로 설정하기 때문에 장기기대수익률이 낮다. 여기에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금과 해외 주식에 환노출로 투자한다.
◇ 미국 증시 상장된 월배당 ETF 및 시총상위주 투자 랩 상품도 선보여
하나증권은 ‘스노우볼랩’을 신규 출시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스노우볼랩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가장 좋은 헤지 자산 중 하나인 미국 주식시장 분할 투자를 통해 변동성은 낮추고 시장 상승에 따른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월배당 ETF 70~80%와 글로벌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 20~30% 비중으로 투자한다. 이들의 투자 조합은 하나증권 고유의 퀀트 알고리즘 기반으로 산출한다. 매월 발생하는 분배금과 추가 적립금 재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장기 복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하나증권은 이번 스노우볼랩 판매 수익 일부를 저출산 문제 극복, 취약 계층 지원 등 지역사회 발전에 기부할 예정이다. 상생 금융 취지에 동참하고자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가 1호로 가입했다. 하나증권은 새로 출시되는 모든 상품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연결해 판매수익 기부 등 ESG 경영을 실천한다는 방침이다.
스노우볼랩은 기본형과 선취형 두 가지로 출시했다. 최저 가입금액은 100만원이다. 계약기간은 기본 1년으로 만기에 해지하지 않을 경우 연 단위로 자동 연장된다. 상품 보수는 기본형 후취 수수료 연 1.5%, 선취형 선취 1.0%에 후취 수수료 연 0.5%다. 1년 이내 중도해지도 가능하며 선취형에 한해 중도해지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