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AI 전문가 없이 언론인 출신 구성 전망
방송 정책 관련 정쟁으로 과방위 ‘개점휴업’ 재연 우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회 정보통신기술(ICT) 담당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를 채울 통신·인공지능(AI) 등 전문가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후보 모두 대부분 언론인 출신이다. 이를 고려하면 지난 국회와 마찬가지로 방송·미디어 정책 분야에서 양당의 지루한 정치 공방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22대 총선 후보 중 당선 시 과방위에 배치될 인물로는 박성준 의원(서울 중·성동구을), 이정헌 전 JTBC 앵커(서울 광진구갑), 고민정 의원(서울 광진구을), 장경태 의원(서울 동대문구을), 안귀령 전 YTN 앵커(서울 도봉갑) 등이 꼽힌다.
이외에도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구을), 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구갑),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부산 사하구을),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 노종면 전 YTN 앵커(인천 부평구갑),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구을),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구갑),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대전 유성구을), 김성회 정치연구소와이 소장(경기 고양시갑), 김현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거론된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인 지난 3일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4.4%) 밖 승리가 점쳐진 후보는 정청래, 이인영, 노종면, 민형배, 조승래, 황정아, 김성회, 김현 등이 해당한다.
이들 중 자천타천으로 과방위 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후보는 21대 국회 과방위 야당 간사를 맡은 조승래 의원과 노종면 전 YTN 앵커,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성회 정치연구소와이 소장, 김현 전 방통위 상임위원 등 5명이다. 과반이 언론인·방송인 출신인 셈이다.
국민의힘에선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서울 서초구을)와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서울 강남구병), 박종욱 전 TV조선 앵커(서울 송파구갑),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구을)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로 꼽힌다.
이 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배치 가능성이 큰 고 후보를 제외하면 모두 언론인 출신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의 당선권 후보인 김장겸 전 MBC 사장까지 포함하면 언론인 출신은 더 늘어난다.
이같은 양당 후보는 과방위에서 방송·미디어 분야 정책 쟁점화 최전방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정치권에 따르면 당선 시 과방위를 맡겠단 의사를 표현한 후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민주당에선 황정아 후보가 과방위를 희망한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 간사로는 김현 전 방통위 상임위원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밖에 노종면, 김성회 후보도 과방위 배치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선 전 TV조선 앵커 출신인 신동욱, 박종욱 후보가 과방위로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22대 국회 과방위에서도 방송·미디어 정책 관련 여야 정쟁만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1대 국회 과방위는 여야 정쟁으로 파행을 거듭하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특히 통신 및 AI 분야 전문가가 없단 점에서 관련 업계에선 무분별한 입법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 변재일 의원과 네이버 부사장 출신 운영찬 의원(이하 민주당 소속)을 비롯해 금오공과대 총장 출신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등이 활동한 21대 과방위와 비교해 산업 경쟁력 후퇴가 예상된단 것이다.
한 관계자는 “과방위에 배치될 여야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통신 분야를 잘 아는 후보가 없다”며 “뿐만 아니라, 사업자 의견 반영 대신 강하게 입법을 밀어붙일 것 같은 인물들이 많아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소수 정당에선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자유통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황보승희 의원(21대 국회 과방위 소속)과 조국혁신당 당선권 후보인 이해민 전 구글 시니어프로덕트 매니저(전 오픈서베이 최고제품책임자(CPO))등도 과방위 배치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