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6만4200원, 300만주 공개매수···지분율 25%→50%로 상향 목표
지분율 30%만 채우면 지주사 요건 충족···익금불산입 세제 혜택 기대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홈쇼핑 주식 공개매수로 지분율을 50% 이상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하자 향후 현대홈쇼핑이 적극적인 배당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세제개편으로 지분율을 50% 이상 확보하면 모회사가 세금 없이 배당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홈쇼핑 공개매수 계획을 밝힌 진짜 배경으로 지난해부터 적용된 ‘익금불산입’ 세제 변경이 꼽히고 있다. 익금불산입은 회계적으로는 이익이지만 과세대상이 아닌 이익을 말한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전날 현대홈쇼핑 주식 300만주를 공개 매수하겠다고 공시했다. 매수가격은 6만4200원이며 전체 1926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22일까지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홈쇼핑 주식 300만1500주(25.0%)를 가지고 있다. 공개매수 이후 현대지에프홀딩스의 현대홈쇼핑 지분율은 50%를 상회할 예정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수가 공개매수 예정 수량인 300만주를 밑돈다면 전량매수하고 초과한다면 300만주만큼 안분비례하여 매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공개매수에 나선 표면적인 이유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위반행위 요건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지주사 체제에서는 자회사 지분을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는 50% 이상 확보해야 한다. 계열사가 아닌 국내 회사의 주식을 5% 이상 초과 보유할 수 없으며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계열사간 상호출자도 제한되고 복수의 계열사가 다른 국내 계열사에 동시 출자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홈쇼핑 지분을 5%만 추가로 매수하면 상장 자회사 지분율 30% 이상 보유라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또 다른 자회사인 현대백화점이 현대홈쇼핑 지분 15.8%(189만6500주)를 현재 보유하고 있기에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이 지분만 사오거나 현물출자를 받으면 지주사 요건을 단번에 충족할 수 있다.

이에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백화점 지분만 사오는 대신 공개매수를 선택한 배경으로 지난해부터 변경된 익금불산입 세제 혜택이 거론되고 있다.

이전까지 국내 법인이 자회사로부터 배당받을 경우 100% 자회사가 배당할 경우에 한해 100% 익금불산입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지분율이 100%가 아니라면 지주회사일 때는 기본 80%, 일반법인은 기본 30%에서 지분율에 따라 단계적으로 상향된 익금불산입률을 적용받았다.

2023년 개정 익금불산입률 표 
2023년 개정 익금불산입률 표 

하지만 지난해부터 지분율에 따라서만 결정되도록 세제가 개정됐다. 이에 지분율이 50% 이상이면 익금불산입률이 100%고 20% 이상 50% 미만은 80%, 20% 미만은 30%가 적용되고 있다.

다만 2023~2024년 배당분은 종전 규정과 선택할 수 있도록 특례규정을 뒀다. 지분율 30%이상~40%미만 자회사를 보유한 상장 지주회사의 경우 이전 규정이 더 이득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백화점그룹은 향후 현대홈쇼핑의 배당 확대를 계획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2월 2024~2026년 3년간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면서 별도기준 영업이익의 30% 이상을 지향하고 최저 배당은 주당 2500원이라 밝힌 상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개매수가 완료될 경우 최대주주 지분 상승 및 배당수익에 대한 세제혜택 요건까지 달성되는 만큼 지속적인 주당 배당금 우상향을 통한 배당수익률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공개매수 자금을 단기자금으로 조달하고 증가하는 배당수익을 통해 금융비용을 커버할 계획”이라며 “총조달자금 1926억원에 따른 연간 금융비용은 약 50억~6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지분 확대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추가적인 배당재원은 약 70억~8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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