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작년 영업손실 804억···회계법인 “존속능력 의문 초래할 수 있어”
웨이브 MAU, 1년째 제자리걸음···티빙, KBO 중계로 반등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이 적자를 지속 중인 가운데 웨이브가 이용자수 기준 1년째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CJENM 자회사 티빙은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중계 서비스를 기반으로 빠르게 이용자수를 확보하고 있다. 양사 합병 작업이 본격화한 지난해말 대비로도 티빙은 이용자수가 증가한 반면, 웨이브는 하락세를 보였다.
4일 OTT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의 자회사 웨이브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8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1188억원 대비 약 32%(384억원) 줄어든 규모이지만, 2019년부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웨이브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대주회계법인은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이 각각 803억7300만원과 1191억2000만원 발생했으며 누적 결손금은 4828억2900만원, 당기말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을 1983억3300만원 초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연결실체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대해 유의적인 의문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토종 OTT인 CJENM 자회사 티빙 역시 적자를 지속 중이다. 티빙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1420억원으로, 전년(1192억원) 대비 20%가량 늘었다.
양사 모두 턴어라운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익성에 직결되는 이용자수 증가세는 대비된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웨이브와 티빙의 월이용자수(MAU·안드로이드OS+iOS 기준)는 각각 426만207명과 690만9226명으로 집계됐다.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이용자수가 늘었지만, 티빙의 이용자수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양사 격차는 기존 100만4227명에서 264만9019명으로 2.5배가량 커졌다.
CJ ENM과 SK스퀘어가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합병 작업에 돌입한 지난해 12월과 비교해도 양사의 이용자수 증가세는 대비된다. 티빙의 MAU는 583만465명에서 107만명가량 늘어난 반면, 웨이브의 MAU는 444만2140명에서 약 15만명 줄었다.
이같은 격차 확대는 티빙의 KBO 독점 중계권 확보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티빙이 KBO 리그 중계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달 기준 티빙 앱 신규설치건수는 71만2644건으로, 전월(46만6350건) 대비 1.5배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티빙은 지난달초 출시한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AVOD)로 수익성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KBO 중계와 광고 요금제 간 시너지를 통해 연내 1000만명 가입자 확보 및 매출 30~40% 성장을 달성하겠단 목표다.
반면 웨이브는 드라마, 영화 장르보단 예능, 시사교양, 다큐멘터리 장르를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우선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부턴 미주지역 서비스를 담당하는 자회사 웨이브아메리카를 통해 글로벌사업 지역을 유럽, 오세아니아로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업의 질적 성장 지표인 공헌이익률을 지난해 10%가량 개선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웨이브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 글로벌 사업 확장, 비즈니스모델 다각화, 투자 효율성 제고, 이용자 편익 증대 등 사업 체질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철저한 수익성 분석을 통해 수급 및 투자 콘텐츠를 최적화하고 경쟁력을 축적해 가면서 연내 월 단위 손익분기점(BEP) 돌파를 통해 지속 성장 가능한 경영환경을 구축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