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머트리얼즈에서부터 DS단석, 우진엔텍까지 주관 기업 연속 따따블
2차전지 관련 기업 제일엠앤에스, 오는 5일부터 기관 수요예측
따따블 여부 주목···금리 인하 기대 퇴색에 증시 부진은 변수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IPO(기업공개) 시장이 2분기를 맞은 가운데 KB증권이 4연속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증권이 최근 상장을 주관한 3개 종목 모두 상장일에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다음 타자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증시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지만 개별 종목 변수가 크다는 점에서 성공 여지도 남아있다는 평가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믹싱장비 업체 제일엠앤에스는 오는 5일부터 12일까지 5거래일간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코스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제일엠앤에스는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 짓고 오는 18~19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IPO는 상장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의 따따블 기록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해 6월 말부터 신규상장 종목의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이 공모가의 60∼400%로 확대됐는데, 제도 도입 이후 이날까지 총 다섯 개의 IPO가 따따블에 성공했다. 이 중 KB증권이 대표로 상장 주관에 나선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실제 KB증권이 대표로 상장을 주관한 LS머트리얼즈(공동 대표주관), DS단석, 우진엔텍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배 주가가 상승했다. 이는 연이어 나왔던 상황으로 KB증권은 LS머트리얼즈(지난해 12월 12일 상장)를 시작으로 DS단석(지난해 12월 22일 상장), 우진엔텍(올해 1월 24일 상장)을 차례대로 상장시켰다.
만일 제일엠앤에스가 따따블에 성공한다면 KB증권은 네 번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는 IPO 사례를 남기게 된다. 따따블은 주관사의 밸류에이션 실패가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시장가가 공모가를 훌쩍 넘어설 만큼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딜을 주관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가능하다.
지난 1분기 IPO 시장 상황이 좋았다는 점은 제일엠앤에스 IPO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분류된다. 기업 홍보 컨설팅업체인 IR큐더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4개 기업이 상장했는데 이들 모두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상장일 시초가의 경우 공모가와 비교해 평균적으로 168% 상승했다.
증권가 일각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도 따따블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제일엠앤에스의 2024년 가이던스 실적 대비 공모가 수준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주관사가 제시한 제일엠앤에스의 올해 순이익은 흑자전환하며 2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는데, 추정치 기준 희망공모가 밴드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2.5~15.0배로 비교 기업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따따블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위축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제일엠앤에스가 상장하려는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최근 3거래일 만에 3% 넘게 내렸다. 따따블이 가능하려면 추가적인 상승 기대가 있어야 하는데 시장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변수가 생긴 것이다.
특히 2차전의 업종의 투심악화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차전지 업종은 전방 시장인 전기차 산업의 성장 우려로 최근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차전지 핵심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올 들어 13.61% 하락했는데 이는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33개 테마 지수 중에서 가장 저조한 성과다.
한편 제일엠앤에스의 상장 일정이 밀릴 경우 2차전지 진단 솔루션 기업인 민테크가 배턴을 이어받을 전망이다. KB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있는 민테크는 오는 12~18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이달 23~24일 일반 청약을 거쳐 내달 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