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산업’ 자동차·조선 성장에 판재류 매출 비중↑
‘건설불황’ 봉형강, 사업본부장 이사회 합류로 빠른 시장 대처 기대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현대제철 판재 사업부문이 전방산업 회복에 매출 및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봉형강 분야는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 측은 시황에 좌우되는 현재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조직 및 이사회 개편 등을 통해 핵심 사업부문인 판재·봉형강의 동반 실적상승을 노리고 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판재 부문 매출은 17조4391억원으로 전체의 59.8%를 차지했다. 이 부문의 2022년 매출은 17조9333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비중은 57.3%로 2.5%포인트 낮다. 지난해 전체 매출이 철강업계의 불황으로 전년보다 5.2% 줄었기 때문이다.
판재류 제품을 찾는 산업군은 자동차와 조선, 가전 등이다. 주력 판매처인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올해 역시 호실적이 기대되면서 판재 부문의 판매량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업계 역시 3~4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이어서 선박용 철강 제품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전방산업의 회복세가 뚜렷한 만큼, 조직개편을 통해 판재 부문의 매출·판매량을 더욱 늘리려 한다.
판재 마케팅실을 최근 신설하고, 기존 사업부 체제로 운영되던 판재사업본부를 생산 및 영업 담당으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생산과 영업을 구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반면 봉형강 사업은 부진하다. 이 사업의 주요 전방산업은 건설인데, 부동산 경기위축에 신규 건설 수요가 쪼그라들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현대제철 봉형강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8조9299억원으로 전년(10조2823억원) 대비 13.2%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9%에서 30.5%로 낮아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공사 계약규모는 240조6000억원으로 2022년(296조8000억원)과 비교해 18.9% 감소했다. 연간 건설공사 계약액이 1년 전보다 줄어든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이 흐름은 올해도 계속되는 중이어서 봉형강 부문의 어려운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단, 현대제철은 건설경기 불황으로 봉형강 부문이 장기간 침체기를 걷지 않도록 해당 사업의 본부장인 이성수 전무를 최근 사내이사로 선임해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봉형강 사업과 관련된 신속한 의사결정과 탈탄소시대 준비를 위한 기존 고로를 전기로로 전환하는 과정 등을 주도하도록 이 전무를 등기임원에 임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봉형강류 제품은 건설업황뿐만 아니라, 부동산 경기 및 정부 정책 방향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시시각각 시장 상황이 달라지는 만큼, 봉형강 사업본부장의 이사회 합류로 실적회복 등을 위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