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공세에 실거주 의무 3년 유예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한 영향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현장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현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단일단지 기준 국내 최대규모의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주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서울 전셋값이 4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포함된 강동구만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전셋값은 지난달 둘째 주(-0.01%), 셋째 주(-0.04%), 넷째 주(-0.09%)까지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3주 연속 하락으로, 하락폭은 갈수록 커졌다.

업계에서는 그 배경으로 입주를 앞둔 단지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강동구에서는 6월 1299가구 규모의 강동헤리티지자이에 이어 11월 1만2000가구 규모 올림픽파크 포레온, 같은달 570여 가구 더샵 둔촌포레 등의 입주가 예고돼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단일단지 기준 국내 최대규모다.

당초 이들 단지는 실거주 의무가 적용됐다. 그러나 약 한 달여 전인 2월 말 실거주 의무 3년 유예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는 달라졌다. 잔금이 충분치 않거나 자녀 교육 등으로 이사가 쉽지 않은 집주인들이 실거주하지 않고 전세를 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 쏟아지는 임대차 물량도 늘어났다. 실제 강동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달 1일 기준 2860건으로 한 달 전(2495건)에 견주어보면 15% 증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세물량만 두고 보더라도 한달 새 467건에서 870건으로 급증했다.

임대차 물량 급증은 곧 전셋값 보증금 시세 하락으로 이어졌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 84㎡ 타입의 전세 호가는 7억원 수준이다. 이는 4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고덕그라시움, 라르테온에서 지난달 8억~8억5000만원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것에 비하면 1억원 가량 낮은 값이다. 그러나 이들 두 단지보다 준공시기가 늦은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입주물량으로 인해 두 곳의 시세도 하방압력을 받으며 당분간 시세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셋집을 구하는 이들에게는 강동구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당장 입주가 급하지 않은 사람들은 시기를 더 여유있게 지켜보면 더 낮은 값에 계약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처음으로 세대 내부와 단지를 볼 수 있는 사전점검 전까지는 매맷값은 물론 보증금도 약세를 보인다”며 “당분간 강동구는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물량압박으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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