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ETF 수익률 상위 종목 대다수가 빅테크·반도체
한투운용 상품 4개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에 포함 돼
KB운용 ETF 20위 안에도 못 들어···1분기 트렌드 못 따라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ETF(상장지수펀드) 투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수익률에서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사 간 희비가 갈려 주목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들은 수익률 상위권에 다수 이름을 올린 반면 KB자산운용의 ETF는 수익률 상위 20위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9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전날까지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였다. 이 ETF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빅테크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45.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선전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가 이뿐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일본 TOPIX 지수 상승에 수익률이 두 배 연동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일본TOPIX레버리지(H)’ ETF는 38.17%의 수익률로 네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냈다. 수익률 상위 종목 대다수가 미국 빅테크나 반도체 관련 ETF라는 점에서 두드러진 모습이다.
레버리지가 아닌 ETF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대거 올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AI반도체포커스’는 올해 1분기 36.6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ETF 중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레버리지를 제외한 상품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수익률 39.27%)에 이어 두 번째로 수익률이 높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수익률 상위 8위를 차지한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35.05%)를 포함하면 4개의 종목이 상위 10위에 들었다. ETF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각각 두 개의 ETF가 순위권에 올랐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추격을 받는 점유율 3위 KB자산운용은 1분기 ETF 수익률에서 경쟁사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KB자산운용의 라인업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ETF는 ‘KBSTAR 글로벌메타버스Moorgate’로 23.3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상위 20위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수치다.
KB자산운용 역시 1분기 ETF 시장의 대세라 할 수 있는 반도체 관련 상품이 존재한다. 그러나 경쟁사 대비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증시의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KBSTAR 미국반도체NYSE’는 21.5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비슷한 전략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반도체MV’이 32.43% 수익률을 낸 것과 대조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KB자산운용의 ETF 운용 방향과 상품 기획이 올해 1분기 증시 트렌드와 맞지 않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 흐름에 따라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데, KB자산운용은 비만치료제 ETF와 같은 테마형 상품 출시로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쏟아지는 마케팅 속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것은 결국 수익률”이라며 “수익률은 시장을 읽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운용까지 전문성을 녹여내야 이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운용사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부분이며, 시장 상황은 언제든 변한다는 점에서 희비는 언제든 갈릴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