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비이자이익 성장했지만···충당금 2배 늘어 순익 뒷걸음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지난해 1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수신과 여신 잔액이 늘어나며 외형 성장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충당금 적립으로 순익이 뒷걸음질 쳤다.
29일 케이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836억원) 대비 84.7% 급감한 액수다.
지난해 가입자는 953만명으로 전년 말보다 133만명 늘었다. 2023년 말 수신잔액은 19조700억원, 여신잔액은 13조84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30.6%(4조4600억원), 28.4%(3조600억원) 증가했다.
여수신이 모두 고르게 성장하면서 이자이익은 전년(3852억원) 대비 652억원 늘어난 4505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은 338억원으로 2022년 말 65억원에서 5배 이상 증가했다. 동행복권 간편 충전 서비스, 증권사 계좌개설 제휴 확대, 제휴 보험·카드 등을 통한 수수료 순익이 증가했다는 게 케이뱅크 측 설명이다.
다만 고금리 지속으로 건전성 지표는 악화했다.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0.96%로 2022년 말 0.85%보다 0.11%포인트 올랐다.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케이뱅크는 지난해 2927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는데 이는 전년(1361억원)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늘었음에도 순이익이 전년 836억원과 비교해 708억원 감소했다.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경기 악화에 대응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은 185.0%에서 250.1%로 상승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높고 4대 시중은행 평균(245.7%)보다도 높았다.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7.5%에서 30.9%로 낮아지며 비용경쟁력이 향상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올해 들어 일평균 신규 고객이 지난해 3배 수준으로 늘며 2월까지 51만명이 새로 케이뱅크의 고객이 됐다"고 밝혔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다양한 고객 혜택과 금리 강점으로 올해 들어 일평균 신규 고객 증가가 이미 22년 고객 증가의 50%를 달성했다”며 “케이뱅크는 이 같은 기반 위에서 올해는 더욱 빠르게 성장해 생활 속의 케이뱅크, 넘버원 인터넷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