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엔케이맥스 정기 주주총회 개최
거래정지, 반대매매 후폭풍···주주들 항의 빗발쳐
박상우 대표 "면목 없다, 무한한 책임감 통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엔케이맥스가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 행사장에서는 주가 하락과 거래 정지로 금전적 피해를 받은 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두 달 뒤에도 성과가 없으면 '대표 해임안'을 두고 임시 주주총회를 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는 주식거래가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주들에게 사죄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엔케이맥스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1층 대회의실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주총회 의장은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가 직접 맡았다. 박 대표는 “주식거래 정지에 대해 정말 죄송하고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사채를 이용해 주식담보대출 받은 것에 대한 사전 공지가 없었던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주총 개회 선언 후 주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두 달 안에 주주들이 인정할 만한 경영 성과를 내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박상우 대표 해임 안건으로 투표를 열 것”이라고 임시 주주총회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박상우 대표는 주주연대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두달 뒤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것에 동의했다.
엔케이맥스는 박상우 대표 지분 반대매매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및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며 거래가 정지됐다. 엔케이맥스의 최근 1년 불성실공시법인 부과벌점은 20점이다. 한국거래소는 내달 16일까지 엔케이맥스의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기간 엔케이맥스 주식거래는 정지된다.
이번 엔케이맥스 주주총회에 상정된 의안은 △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 정관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감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총 6개였다.
◇ 감사보고서 미제출, 재무제표 승인안 상정 X
이중 제1호 의안이었던 △제22기 재무제표(결손금 처리계산서 포함)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은 감사보고서 미제출로 이번 주총에서 다루지 못했다. 감사보고서가 준비됐을 때 승인 여부를 재논의하게 된다.
이에 일부 소액주주들은 “감사보고서가 안 나온 이유가 무엇이냐”며 “왜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고 있는지 제대로 밝혀달라”며 항의했다. 지난 21일 엔케이맥스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고 있다고 공시했다. 외부감사 완료를 위한 자료 준비, 보완 과정으로 인해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우 대표는 “미국 자회사 엔케이젠바이오텍 감사 자료가 아직 안 나와서 지연됐다”며 “미국 자회사 감사 자료가 오면 외부 감사인 감사가 완료되는 대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전환사채(CB) 발행 한도를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정관변경의 건은 의결정족수 미달로 미상정됐다. 또 제4호 의안인 △감사 선임의 건은 득표율 38.9%로 과반 득표에 실패하며 부결됐다. 다만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감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날 주총 행사장에서는 주가 하락과 거래 정지로 금전적 손해를 겪고 있는 주주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엔케이맥스에 대한 신뢰 하락과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이 불확실한 것 대한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행사장에 참석한 주주 A씨는 “박 대표 지분 반대매매와 누적 벌점에 의한 거래 정지로 엔케이맥스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뒤에서 무슨 짓을 할지 못 믿겠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주주 B씨는 박상우 대표에게 “회사를 어쩌다가 이 지경으로 만든 거냐”며 “불성실공시법인 벌점 20점은 대표이사를 바꾸라는 거다”고 꼬집었다.
엔케이맥스는 수 년째 영업적자를 겪고 있는 가운데 임원들이 억대 연봉을 받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주주 C씨는 “회사의 수익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임원들이 억대 연봉 받는 것에 대해 의문”이라며 “방만 경영 아니냐”고 비판했다.
◇ 박 대표 "투자자 유치 준비, 악재 해소 집중"
일부 주주들은 엔케이맥스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인력 구조조정과 운영자금 절감, 미국 임상 자금 조달 계획 등을 질문했다.
박 대표는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됐고 불필요한 인력은 감축 중”이라며 “미국 자회사 엔케이젠바이오텍의 적자가 종속회사로 한국법인 재무제표에 연결되다 보니 적자 폭이 커졌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엔케이젠바이오텍이 나스닥 상장되면서 한국법인 지분율이 42%로 떨어졌다”며 “내달 경 지분율은 40% 이하로 떨어지고, 지분율이 30%대 이하로 떨어지면 종속회사가 아닌 지분법으로 손익이 반영되면서 국내 법인 실적은 지금보다 훨씬 개선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자회사 엔케이젠바이오텍 지분율을 떨어뜨려 종속회사에서 떼어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나스닥 상장한 엔케이젠바이오텍은 엔케이맥스의 자회사로 NK세포치료제 미국 임상을 담당하고 있다. 엔케이맥스의 자가 NK세포치료제 ‘SNK01’ 알츠하이머병 미국 1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미국 임상 비용이 늘어나면서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또 박상우 대표는 불성실공시법인 누계 벌점 20점에 대해 “1년이 지나면 해소되는 이슈인 만큼, 더 이상 거래정지와 같은 악재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주주 부재에 따른 계속 기업 불확실성은 적극적으로 전략적 투자자(SI) 유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는 지난 2월 사채권자의 반대매매로 최대주주 지위를 잃었다.
사채권자의 반대매매를 가장한 최대주주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논란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주가가 빠지면서 사채업자들이 반대매매를 했다”며 “고의로 주식을 더 싸게 사거나, 엑시트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있었는데 반대매매에 따른 세금만 70억원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이 회사를 20여년 동안 경영했는데,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며 “반대매매로 인한 세금도 내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