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비용 효율화 노려
위메이드, 개발 전략 집중

[시사저널e=박금재 기자] 컴투스와 위메이드가 이달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대표이사 교체카드를 꺼내 들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대표이사 교체를 발표했지만 컴투스는 퍼블리싱에 집중하는 반면 위메이드는 자체 개발 신작을 선보이는 데 역량을 모을 전망이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전날 컴투스는 남재관 신임 대표이사를 내정해 발표했다. 같은 날 위메이드 역시 이사회를 통해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이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고 밝혔다. 컴투스는 전문경영인이, 위메이드는 창업자가 회사를 이끌어가게 됐다.

남재관 컴투스 대표이사 내정자. / 사진=컴투스
남재관 컴투스 대표이사 내정자. / 사진=컴투스

컴투스가 경영전문인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로는 비용 효율화가 가장 먼저 꼽힌다. 컴투스는 지난해 393억원 적자를 기록했는데 영업비용이 전년 대비 10.6% 증가한 8115억원이었다. 

남 내정자는 컴투스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퍼블리싱 전략 측면에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시드‘ 등 3종의 퍼블리싱 신작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신작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도 효과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남 내정자에게 주어진 과제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남 부사장은 ‘경영통‘으로 불린다. 남 내정자는 다음과 카카오게임즈 CFO(최고재무책임자), 카카오 부사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 2023년 컴투스에 합류했다.

컴투스는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미디어 사업 부진을 해소해야 한다. 컴투스는 미디어 사업 부문에서 TV 및 OTT 등 여러 채널을 통한 신작과 K-POP 분야 사업으로 성과를 올리며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위지윅스튜디오 및 계열사를 중심으로 3편 이상의 신작을 선보이고 K-POP 아티스트의 월드 콘서트도 예정됐다.

남 내정자는 지난달 열린 2023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게임과 영상미디어, 뮤직 콘텐츠는 모두 이용자 타임 셰어 콘텐츠로서, 컴투스는 이들 콘텐츠들이 높은 상호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콘텐츠간 시너지와 시장 규모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기반으로 메이저 기업과의 M&A를 통해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이사 회장. / 사진=위메이드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이사 회장. / 사진=위메이드

위메이드는 개발자 출신인 창업자 박관호 의장이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게 되며 컴투스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대표 1세대 게임 개발자로 지난 2000년 위메이드를 설립하고 히트작 ‘미르의 전설2‘ 개발과 서비스를 이끌었다.

업계는 박 대표가 개발자인 점을 고려하면 자체개발 신작을 내놓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메이드는 하반기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선보일 계획이다. 위메이드의 첫 자체 개발 1인칭슈팅게임(FPS)인 ‘디스민즈워‘ 역시 개발 중이다. 

위메이드는 ‘나이트 크로우‘ 개발사인 매드엔진도 연내 합병할 계획이다. ‘나이트 크로우‘는 현재 P2E를 탑재한 버전이 글로벌 시장에서 순항 중이다. ‘나이트 크로우‘가  라인업에 합류하게 되면 해당 IP를 이용한 신작, 플랫폼 다변화 등의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신작을 위해선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수수료도 아낄 수 있다. 새로운 IP를 발굴해내는 데 성공하면 타사에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고도 IP를 활용한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위메이드는 ‘미르‘ IP를 이용해 5개 이상의 게임을 만들어내며 글로벌 시장에서 큰 매출을 올렸다.

다만 위믹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장현국 대표가 사임하면서 블록체인 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위믹스 시세는 장 전 대표 사입이 알려진 직후 40% 가까이 빠지기도 했다. 

장 전 대표의 사임 배경으로는 그동안 발생했던 위믹스의 사법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제게된다. 장 전 대표 체제에서 유통량 이슈나 당국 미신고 의혹 등을 통해 발생했던 사법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을 내렸단 것이다. 

지난 5일엔 검찰이 위믹스의 가상자산 발행량 사기 혐의와 관련해 위메이드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는 등 여전히 위믹스 유통량 논란은 사라지지 않앗다. 현재 서울남부지검은 장 전 대표를 포함해 위믹스 유통량과 관련해 위법 혐의가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장 전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사임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부회장직으로 회사에 남아있기 때문에 영향력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외적으로 장현국 전 대표가 위믹스의 얼굴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위메이드 블록체인 사업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