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 급한 OK저축, JB 주식 매입
'시중은행 전환' DGB 주식도 사들일까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실적 개선이 급한 OK저축은행이 최근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JB금융지주 주식을 늘렸다. 업계에선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는 DGB금융지주 주식도 OK저축은행이 늘릴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시중은행 전환 효과가 실제로 있을지 미지수란 평가가 있기에 당장 DGB 지분을 늘리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JB금융 주가 상승세···주주환원 확대도 추가 매입 이유 꼽혀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이달 4~7일 동안 장내에서 JB금융 주식 36만6860주(약 48억원 어치)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JB금융 지분율도 10.21%에서 10.50%로 0.29%포인트 올랐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에 JB금융 지분 약 96만주를 대거 처분했지만 4분기에 다시 사들였고 이번에도 추가로 늘렸다.
OK저축은행은 주식투자를 통해 최대한 이익을 얻기 위해 JB금융 주식을 또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시세차익 및 평가이익과 배당수익을 얻기 위한 판단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년 동안 실적 부진에 빠졌기에 지방금융지주 투자를 통해 얻은 배당금과 평가이익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이 704억원으로 실적이 크게 깎였던 1년 전과 비교해 40% 또 빠졌다.
시장에선 JB금융의 주가가 향후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를 것이란 평가가 많다. JB금융은 2대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의 분쟁으로 인해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27%에서 28%로 1%포인트 늘렸다.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배당성향이다. 올해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도 매입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러자 증권사들은 JB금융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JB금융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얻은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적인 매도 시점을 알 수 없지만, 그해 9월 JB금융의 주가가 크게 오를 당시 시장에 내다 판 것으로 추정된다. JB금융의 주가는 8월 중순까지 8700원선이었던 반면 9월에 급등해 한 때 1만480원까지 올랐다.
◇ 전국구 은행 도약 DGB···성장 가능성 고려할까
금융권의 관심은 DGB금융 주식도 늘릴 것인가의 여부다. OK저축은행은 그간 BNK금융지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방금융지주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현재 DGB금융의 2대 주주(7.53%, 작년 9월 말 기준)다.
DGB금융은 최대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반전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국구 은행으로 도약해 자사의 디지털 앱인 'iM뱅크'의 인지도를 끌어올려 고객을 늘리겠단 전략이다. 디지털 전략으로 지점 확대를 최소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DGB금융의 주가는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이 DGB의 지분을 크게 늘리진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시중은행 전환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 아직 의문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바뀌더라도 iM뱅크 모바일 앱 이용자 수가 많이 늘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플랫폼 경쟁력에선 대형 시중은행을 앞서는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를 상대로 iM뱅크가 얼마나 힘을 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은 2022년부터 부동산 시장의 침체 등의 영향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라면서 “올해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예대업 외에도 그간 공들였던 지방금융지주 투자를 통해 이익을 늘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