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9300억원어치 넘게 순매수
AI와 미국 국채 ETF도 순매수 규모 커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증시가 올 들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외 주식 투자자인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주가가 주춤하자 매수세에 나선 것이다. AI(인공지능) 관련주와 미국 국채 ETF(상장지수펀드)에도 순매수 규모가 컸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은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TESLA INC)였다.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를 순매수한 규모는 7억376만달러(약 9382억원)로, 지난해 연간 6억6000만달러(8796억원)어치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된다.
이는 테슬라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초 284.42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5일 181.06달러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는 5.63% 상승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기준 199달러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다.
국내 투자자들은 AI 관련 종목도 부지런히 매수했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CORP)로 4억4880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로 알려진 오픈AI의 최대주주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들어 10% 가까이 상승하며 미국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뒤이어 순매수 규모가 컸던 종목은 엔비디아(NVIDIA CORP)로 이 역시 AI 관련주다. 엔비디아는 AI칩을 설계하는 회사로 관련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한다. AI 시장 개화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 들어 엔비디아를 4억2526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미국 국채도 국내 투자자들의 장바구니에 많이 담긴 섹터였다. 특징적인 점은 일본 증시를 통해 국채 ETF를 매수한 부분이다. 일본 증시에 상장된 ‘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가 대표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은 1억6818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미국 금리 하락에 따른 차익과 엔화 투자를 동시에 노린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이 같은 순매수 추세가 지속될지 주목된다. 전기차 시장이 다소 주춤하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밝은 것으로 평가되는 데다 AI 테마 역시 패러다임 전환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적해서 늘고 있다. 미국 국채 역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에 투자자 기대가 남아있다.
다만 투자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의견도 있어 매수 트렌드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전기차 시장은 대중화까지 수요 절벽의 골이 깊어질 수 있고 국채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밀리고 있다. 여기에 AI 관련주들은 단기 상승에 따른 피로가 있다”며 “비만치료제를 비롯한 바이오와 같이 다른 섹터로 눈을 돌릴 여지도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