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8년까지 5년간 총 1046억원 투자
경량·고강도 탄소섬유, 전기차·항공기·우주 산업 등에 폭넓게 활용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슈퍼섬유’로 분류되는 탄소섬유 및 아라미드를 생산하는 효성과 태광, 코오롱 등이 정부 지원에 신바람이 난 모습이다. 정부가 탄소 소재를 미래 핵심기술로 판단해 대규모 투자 지원에 나선다고 발표하면서 관련 기업들은 생산라인 신·증설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탄소섬유는 탄소 함량이 92% 이상인 섬유다.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달한다. 내구성과 전도성, 내열성 등도 높아 꿈의 소재라고 불린다. 이러한 장점으로 전기차는 물론 항공우주 분야와 방위산업, 태양광, 단열재, 친환경 설비 등에 쓰이고 있다.
정부는 탄소섬유가 국내 핵심 산업에 사용된다는 점에 주목해 향후 5년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124억원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총 1046억원을 투자한다.
국내에서 탄소섬유 개발에 가장 앞선 기업은 효성첨단소재다. 전북 전주에 2013년 연산 2000톤(t)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설립해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꾸준히 증설 및 베트남 공장 신설 등으로 7500t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아울러 생산라인 신·증설에 집중해 2026년까지 연산 2만4000t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탄소섬유는 다른 소재보다 고마진·고수익 제품으로 분류된다. 영업이익률이 20~25%에 달하기 때문이다. 탄소섬유가 효성첨단소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40%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효성첨단소재의 올해 탄소섬유 예상 매출이 3500억원, 영업이익은 8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한다. 생산라인 확충이 끝난 2026년에는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은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첨단소재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297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50% 늘어날 전망”이라며 “탄소섬유는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매출에도 20%가 넘는 영업이익률로 이익 기여도가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태광산업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탄소섬유와 함께 슈퍼섬유로 각광 받고 있는 아라미드에 집중하고 있다. 아라미드 역시 철보다 탄성이 좋고 5배 이상 높은 강도를 지닌 신소재다. 500℃ 이상의 고온에서도 변형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타이어 코드(타이어 보강재)나 5G 광케이블 내부 소재로 쓰이며, 방탄 장비에도 활용된다.
태광산업은 울산 화섬 아라미드 공장에 1450억원을 투자해 생산량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현재 연산 1500t 규모인 아라미드 생산량을 2025년까지 5000t까지 늘릴 방침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7500t의 아라미드 생산능력을 지닌 경북 구미 공장을 증설 중이다. 올해 증설 공사가 끝나면 연산 1만5310t으로 생산량이 늘어난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섬유와 아라미드는 높은 이익률이 담보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며 “정부 역시 핵심 산업으로 지정해 지원을 하는 만큼, 뛰어난 기술력과 생산량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