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홀딩스 글로벌 CDMO기업 美 캐털란트 인수
빅파마 생산제조 영역 분화···CDMO 맡기는 추세
"GLP-1 비만치료제 '위고비' 수요 급증에 따른 것"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최대주주인 노보홀딩스가 글로벌 3대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미국 캐털란트를 인수한 가운데, 해당 인수 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이 “이례적인 일”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
엔드포인트 뉴스는 15일(현지시각) “노보홀딩스의 캐털런트 인수처럼 빅파마가 CDMO 업체를 인수하는 사례는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의견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이언 스캔란 CDMO 캠브리지 메이저 연구소 전 CEO는 “글로벌 제약사가 대형 CDMO를 인수해 필요한 부분을 채우는 사례가 지속될 것 같지 않다”며 “노보-캐털런트 거래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가 자체 제조시설을 매각하고, CMDO 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컨설팅 기업 알바레즈 앤 마르살의 상무이사인 마르쿠스 피터세임 역시 “제약회사가 타사 제조업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스캔란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유사체 계열의 비만 치료제 수요가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함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나 암젠 역시 CDMO 인수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개발 중인 GLP-1 제제 ‘AZ-5004’의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암젠 역시 비만 치료제 신약후보물질인 ‘마리타이드’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이들 신약이 승인을 얻고 수요가 늘어난다면 더 많은 제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CDMO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에 따라 제조율이 떨어진 CDMO가 이들 제약사의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캐털런트 역시 엔데믹에 따라 코로나19 수요가 줄어들자 실적이 감소했다.
또 피터세임은 “캐털란트 제조 시설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노보노디스크의 인수 동기가 되었을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노보노디스크의 GLP-1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의 펜 충전생산을 담당하는 캐털란트 시설에서 제조문제를 발견했고, 이에 노보노디스크가 위고비 생산과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인수에 대해 “노보노디스크가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보노디스크의 최대주주인 노보홀딩스는 지난 5일 CDMO 기업인 미국 캐털란트를 165억달러(22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와 관련해 노보노디스크는 노보홀딩스로부터 이탈리아, 벨기에 브뤼셀,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캐털란트 공장 3곳을 11억 달러(14조6900억원)에 인수한다.
노보노디스크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위고비’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나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노보 측이 직접 생산기지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노보노디스크가 인수하는 공장 3곳은 위고비 생산의 마지막 충전 단계를 맡아온 공장이다. 이곳이 위고비 생산을 전담하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뉴저지가 본사인 캐털란트는 북미, 유럽 및 아시아에 50개 이상의 시설을 보유한 기업으로, 스위스 론자와 한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3대 CDMO 업체로 꼽힌다. 캐털란트는 1500개 이상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연간 700억 도즈의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GLP-1 비만치료제 '위고비'는 지난해 313억 4300만크로네(3조9489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