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제약사 전문의약품 매출 호조
한미·동아ST·대웅·휴온스·HK이노엔 '방긋'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지난해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전문의약품(ETC) 판매율이 호조를 보이면서 수익성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제약사마다 성장을 이끈 전문의약품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지난해 연간 실적이 공개됐다. 상위 제약사들은 잇따라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하며 성장을 견인한 의약품과 연구개발 성과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대형 제약사들의 전체 매출에서 전문의약품 비중은 더욱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제약사 주요 전문의약품./ 표=정승아 디자이너
국내 제약사 주요 전문의약품./ 표=정승아 디자이너

 

한미약품은 지난해 신약 기술수출과 전문의약품 판매 호조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작년 연결기준 매출 1조4909억원, 영업이익 2207억원, 순이익 15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 영업이익은 39.6% 증가했다. 이중 가장 매출 비중이 높은 전문의약품은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으로 지난해 국내 원외처방 매출을 1788억원을 기록했다. 로수젯은 ‘에제티미브’와 ‘로수바스타틴’ 2개 성분 복합제로 개발됐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로수젯은 올해 1월 한 달간 집계한 원외처방 매출 기준(UBIST) 167억원을 달성, 전문의약품 시장 1위에 올랐다.

또 고혈압 치료 복합제 ‘아모잘탄’은 지난해 892억원의 매출을 내며 한미약품 전문의약품 매출 중 2위를 차지했다. 아모잘탄은 작용 기전이 서로 다른 두 종류의 고혈압 치료제를 결합한 복합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은 지난해 국내 제약사 자체 개발 제품으로 가장 많은 원외처방 매출을 기록했다”며 “기술이전 수입료 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 전문의약품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해 영업이익률 14%대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의 전문의약품 매출은 전년 대비 11.3% 증가한 4232억원을 기록했다. 인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문의약품 사업부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중 그로트로핀 매출은 지난 2022년 615억원에서 지난해 949억원으로 54.3% 증가했다. 슈가논 매출은 2022년 240억원에서 지난해 266억원으로 10.8% 증가했다.

최근 부모들의 자녀 성장 관심이 커지면서 성장호르몬의 인기가 높아지자 그로트로핀 매출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화이자의 성장호르몬제 지노트로핀이 지난 2020년 글로벌 공급을 중단하면서 그로트로핀이 상대적인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전문의약품 비중은 69.9%으로 전년 대비 10.1% 높아졌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지난해 R&D 비용이 상승에도 전문의약품 매출원가율 개선과 판관비 효율화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역시 호실적을 이어갔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1조3753억원, 영업이익은 28% 증가한 122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펙수클루’와 당뇨병 신약 ‘엔블로’ 등의 전문의약품과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매출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대웅제약의 전문의약품 매출은 8725억원으로 이중 펙수클루는 누적 매출 약 720억원을 기록했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경우 147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나보타 매출 가운데 약 80%는 미국, 영국, 독일 등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 밖에도 휴온스는 미국 FDA ANDA(의약품 품목허가) 승인받은 리도카인 국소마취제 등 주사제 5개 품목이 북미 시장에서 연간 262억원의 수출고를 기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전문의약품 매출은 26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은 지난해 연간 원외처방 실적 15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9.8% 늘어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문의약품은 일반의약품보다 판매 마진이 높아 영업이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전문의약품은 환자의 질병·질환 치료 수요가 비교적 일정해 경기 침체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급 단가와 마진이 높은 전문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다양하게 갖추고 판매 실적을 늘리는 것이 제약사의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