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충북 오송 공장 가동 본격화
지난달 셀트리온 90억원 수주, 해외 제약사와 계약 협의
싱글 유즈 시스템 적용 "오염 낮추고 생산 효율화 가능"
미중 갈등 반사이익 기대감, 글로벌 수주 호재 기대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올해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CDMO (위탁개발생산) 수주 물량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 거래처로부터 추가 수주를 끌어내기 위해 국내외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신식 기계 설비와 싱글유즈 시스템을 내세워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직전 분기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모회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바이오시밀러 임상제품 생산대금 105억원이 공동개발계약에 따라 기타수익으로 인식되면서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월 셀트리온과의 90억원 규모의 임상물질 CMO(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CDMO 전문 기업으로 2021년 3월 코스닥 상장됐다. 충북 오송에 위치한 1~4공장을 통해 총 15만4000ℓ의 생산 캐파(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공장은 1, 2공장이 있는 1캠퍼스와 3, 4공장이 있는 2캠퍼스로 구분된다. 1공장은 6000L, 2공장은 2만8000L, 3공장은 8만8000L, 4공장은 3만2000L로 구성된다. 2022년 1~4공장 준공을 마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수주 활동을 벌여왔다.
1공장에서는 올해 8월까지 셀트리온 CMO 물량이 전량 생산될 예정이다. 1공장은 K-GMP/EU-GMP 인증을 갖추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셀트리온은 CMO 계약으로 외부 수주 첫발을 뗀 가운데 연장 계약도 기대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전량 생산될 예정이다.
DS(원료)와 DP(완제의약품)를 생산하는 2공장은 대규모 수주 물량을 위한 가동 준비에 돌입했다. 3공장은 백신 공장으로 물량 수주 시 전용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4공장은 지난해 성능평가생산(PPQ)을 마쳤다. 지난 2022년 완공된 만큼 가장 최신식 생산 장비를 갖추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주요 매출처는 모회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생산과 국내외 CDMO 수주로 나뉜다. 그동안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HD201’과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HD204’ 임상제품을 생산해왔다. 가장 상용화가 임박한 HD201은 유럽 의약품청(EMA)품목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정식 허가를 받게 되면 제품 생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상업화 파이프라인인 HD204는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외 CDMO 수주는 올해 1월 셀트리온과 체결한 90억원 규모의 CMO 계약을 시작으로 인도 제약사 닥터레디스와 계약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지난 9월 회사와 ‘글로벌 CDMO 공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한 바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생산 공장은 싱글유즈(Single Use, 일회용) 기반의 제조 시설이라는 특징이 있다. 싱글유즈 시스템은 생산 공정에서 재사용 가능한 장비 대신 일회용 장비를 사용하는 기술이다. 세척이 필요 없고, 교차 오염 위험을 낮춰 멸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생산 기간 감축하고 배양 공정을 효율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세포를 작은 용기에서 큰 용기로 옮겨가며 배양 규모를 키우는 ‘스케일 업’이 필요하다. 스케일 아웃은 작은 단위를 여러 개 추가하여 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이다. ‘스케일 아웃’은 작은 규모 단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 시설의 효율성이 향상될 수 있고, 장비의 과도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스케일 아웃 공정은 싱글 유즈 시설에서만 구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임영수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전무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2000L 스케일 아웃 기술을 상업 생산 기술로 적용해 빠른 생산이 가능하다”며 “싱글유즈 시스템을 통해 고객사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수율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GC녹십자 오창 공장의 일부 시설이 싱글유즈 시스템으로 구축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송도 공장에 일부 시설을 싱글유즈 방식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외 기업으로는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싱글유즈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대표 기업이다.
다만 지난달 미국 정부가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바이오 안보’ 법안을 발의하면서, 국내 기업들에게 반사이익이 돌아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해당 법안은 미국 바이오 기업이 미국 안보를 위협해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바이오 기업 규제가 본격화하면 미국 매출 비중이 46%에 달하는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CDMO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기업들은 중국 물량을 가져와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역시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글로벌 고객사 수주 활동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전 세계 시장에서 중국 CDMO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국내 기업에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시바이오로직스와 동일한 생산방식의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제약사의 수주 계약 문의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