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엑스, 청사진 제시했지만 사업계획 추상적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윤석열 정부가 지난달 31일 ‘제4이동통신’ 사업자로 스테이지엑스를 선정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과점체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일환이다. 그간 정부는 2010년부터 8차례에 걸쳐 제4이통사 선정을 추진했지만, 실패를 거듭하다가 14년 만에 신규 사업자를 유치하게 됐다.

그러나 사업 개시도 전부터 스테이지엑스가 당초 정책 취지대로 통신3사를 견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테이지엑스가 경매를 통해 할당받은 28㎓ 대역 주파수의 최종 낙찰가가 4301억원으로 당초 정부가 설정한 최저경쟁가격(742억원) 대비로는 5.8배가량, 업계 예상치 대비로는 8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특히 2018년 통신3사의 해당 대역 할당가(2073억~2078억원) 대비로도 2배 이상 높다. 앞서 통신3사가 해당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고도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반납한 상황에서 중소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가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는 스테이지엑스는 할당일로부터 3년차까지 전국에 기지국 6000개국을 의무 구축해야 하는데, 수천억원대의 기지국 구축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정부가 제4이통 사업자의 사업 초기 단계 투자부담을 낮추기 위해 최대 4000억원의 정책금융을 지원을 약속했지만, 실제 지원 규모는 알 수 없어 스테이지엑스가 이에 의존할 수도 없다.

이같은 우려를 의식했는지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초기 자본 4000억원을 준비했고 내년 상반기 서비스 출시 직전까지 20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8㎓ 주파수와 의무 설치 기준인 6000개 통신설비에 총 6128억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이는 타 통신사 5G 투자 금액의 약 5.5% 수준”이라며 총 투자금액은 5개년 매출규모 및 운영비용 기준 적정한 수준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스테이지엑스가 고객 중심의 파격적인 요금제, 혁신기술을 통한 리얼5G 통신경험, 믿을 수 있는 모두의 통신사 등 3가지 지향점을 발표했을 뿐 컨소시엄 구성과 요금제 특성, 설비 투자 방식 등 세부사항에 대해선 함구한 탓에 수익성 확보와 관련한 시장의 우려는 남아있다.

스테이지엑스는 올 2분기 내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서비스 구축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서비스 상용화를, 오는 2028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 및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단 계획이다. 28㎓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진짜5G‘ 서비스 제공이 핵심이다.

그럴듯한 청사진이지만, 시장 및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선 보다 명확한 사업 계획을 구상하고 시장에 투명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 14년 만에 제4이통사를 유치한 정부도 또다시 정책 실패란 오명이 남지 않도록 스테이지엑스의 망 구축 현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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