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證, 3분기 35억 이어 4분기도 21억 순이익···지난해 연간 15억 흑자
카카오페이證, 4분기도 적자 확대···지난해 연간 517억원 순손실
토스證, 서학개미 끌어모으기 성공 vs 카카오페이는 지지부진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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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모바일 증권사를 표방했던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흑자를 내면서 연간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서학개미들의 꾸준한 이용 덕분에 분기 흑자가 지속되면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발빠른 토스증권과 달리 뒤늦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출시하면서 서학개미 유치 경쟁에서 밀렸고 이를 만회할 승부수로 띄웠던 파격적인 신용융자와 5%예탁금 이용료 정책도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 토스證, 2분기 연속 흑자···서학개미 묶어놨다

15일 토스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는 4분기에 20억8176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지난해 3분기 34억원7792만원의 당기순이익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에 성공했다.

토스증권이 2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낸 것은 지난해 4분기가 최초다. 2020년 11월 정식 출범한 토스증권은 지난 2022년 3분기에 사상 최초로 21억2019만원의 분기흑자를 냈지만 마케팅 및 개발서비스 확대로 곧바로 다음 분기부터 적자로 전환했다.

토스증권으로서는 첫 분기 흑자에 만족해 머무르지 말고 고객 저변을 한층 확대하기 위해 다시 적자경영을 감수하자는 판단을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토스증권의 승부수는 성공을 거뒀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약 100만명의 고객 유치에 성공하며 가입자 숫자가 570만명까지 늘어났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00만명, 월간기준 거래 이용자 수는 100만명에 달한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흑자에 성공하며 연간기준 15억3143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11월 출범 이후 3년 만에 첫 연간기준 흑자에 성공한 것이다.

토스증권 흑자전환의 가장 큰 원동력은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이다. 토스증권이 서학개미들을 빨아들이면서 지난해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은 667억원으로 전년(380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삼성증권(1232억원), 미래에셋증권(1231억원), 키움증권(1067억원), NH투자증권(713억원)에 이은 국내 증권사 5위에 해당하고 7위인 한국투자증권(597억원)보다 70억원이 더 많다.

투자자예탁금 증가에 따른 이자 이익 증가도 큰 몫을 했다. 증권사들은 고객들이 계좌에 넣은 투자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면서 이자를 받거나 대출 및 상품 등으로 이자를 받는데 통상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예탁금이용료율보다 수익률이 더 높기에 이자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지난해 토스증권이 거둬들인 이자수익은 307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받은 이자만 196억원이다. 반면 지난해 이자비용은 72억원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투자자들에게 지불한 예탁금이용료는 49억원이다. 이자수익 307억원에서 이자비용 72억원을 뺀 235억원은 토스증권의 이자 이익이 됐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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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페이證, 브로커리지 부진에 승부수도 불발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연간기준으로 5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480억원 당기순손실보다 적자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1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125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던 직전 분기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2022년 4월 MTS를 출시하며 토스증권과 함께 모바일 증권사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MTS 시장 선점 경쟁에서 밀린 이후 시장 구도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난해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입은 52억원으로 분기별 20억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주식을 포함한 지난해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은 79억원에 그쳤다. 토스증권의 지난해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 833억원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그동안 카카오페이증권은 추격을 위해 몇 가지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022년 9월 7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서비스를 제공했다. 1인당 한도는 최대 20억원에 달하고 담보유지비율은 140%, 상환기간은 90일로 최소 담보비율 등 조건을 충족한다면 횟수나 기간에 제한없이 상환기간 연장도 가능한 파격적 조건이었다.

지난해 2월에는 미국 주식 온라인 거래수수료율을 업계 최저 수준인 0.05%로 인하했다. 이는 다른 증권사 대비 5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3월부터는 이용자 유치를 위해 예탁금이용료를 30만원까지 연 5%라는 파격적인 이율로 매주 제공하기 시작했다.

카카오페이증권 모회사인 카카오페이 역시 지난해 미국 증권사 시버트를 인수해 24시간 해외 주식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국 시장으로 플랫폼 확장에 나설 계획도 추진했다.

하지만 이러한 승부수들이 결과적으로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달 13일부터 미국주식 온라인 매매수수료율을 0.05%에서 0.07%로 0.02%p 상향 했다. 수수료를 인하한 지 1년 만이다.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신용융자도 큰 반응은 없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이자수익으로 240억원을 거뒀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신용융자를 통한 이자수익 21억원에 그쳤다. 240억원 이자수익 가운데 대부분인 176억원은 한국증권금융에 예치금을 맡기고 받는 이자였다.

반면 지난해 지출한 이자비용은 122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투자자예탁금이용료만 114억원이다. 30만원 미만 예탁금에 대해서 5%라는 이용료율을 책정하면서 이용료 지출이 부메랑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페이의 미국 증권사 시버트 인수 역시 지난해말 무산됐다. 카카오페이는 2차례에 걸쳐 시버트의 지분 51%를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지만 2차 인수분인 2575만6470주를 취득하지 못하면서 1차 인수만으로 19% 지분을 가지는 데 그쳤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를 뽑을 예정이다. 지난 2022년부터 카카오페이증권을 이끌던 이승효 대표는 최근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났다. 앞서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3월 김대홍·이승효 공동대표 체제에서 이승효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는데 1년 만에 새로운 경영자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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