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8.1조로 사상최대···영업익은 2년째 감소
카톡 개편해 수익성 강화···뉴이니셔티브는 영업손실 축소 집중

카카오 영업실적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카카오 영업실적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카카오가 지난해 매출액 8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2년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카카오는 2022년 4년 만에 영업이익 역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돌았고, 분기 기준 개선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다음달 취임할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를 중심으로 올해 카카오톡 등 핵심 사업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이용자 경험을 확대하고 오픈채팅 구독모델을 도입하는 등 수익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헬스케어, AI, 클라우드 등으로 대표되는 ‘뉴 이니셔티브’ 사업에서 발생한 영업손실 축소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15일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8조1058억원, 영업이익 50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하며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2022년 4559억원에서 2021년 5949억원을 기록하다가, 2022년엔 5805억원을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인 4731억원을 웃돌았고,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1892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은 카카오의 핵심 사업인 광고, 커머스의 성장으로 본체의 체력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또 작년 한 해 진행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연결 종속회사의 비용이 효율화된 효과”라며 “4분기 톡비즈 부문이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로 각각 14% 성장한 데 이어 상여금 등 인건비가 감소한 것도 영업이익 확대 요인 중 하나”라고 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 사진 = 카카오
홍은택 카카오 대표 / 사진 = 카카오

◇ 정신아 신임 대표, 카톡 개편 사업 방향 이어간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서비스 개편으로 광고와 커머스 사업 수익성이 향상된 점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지난해 4분기 월이용자수(MAU)가 4800만명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톡과 관련한 광고, 선물하기, 이커머스 등 톡비즈 매출은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5815억원을 기록했다.

홍 대표는 “카카오톡은 서비스 개편을 통해 메신저 앱에서 종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고 지인과의 채팅을 주요 목적으로 카카오톡에 유입되는 트래픽이 최근 비지인과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트래픽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친구탭과 오픈채팅탭을 매일 방문하는 이용자는 각각 3700만명과 1200만명까지 늘어나면서 카카오톡의 전체 체류 시간 역시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정신아 신임 카카오 대표 체제에서도 회사의 핵심 사업인 카카오톡의 사업 방향은 연속성을 유지하겠단 입장이다. 특히 하반기 중 오픈채팅의 구독모델 등 신규 수익모델도 도입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사업 방향은 지인 간 채팅 중심의 메신저 앱에서 오프라인, 비지인, 관심사 등 3가지 키워드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그 방향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특정 사업에 대해선 강약조절이나 속도조절은 신임 CEO의 판단이 있을 것”이라며 “동네소식은 하반기 지역을 확대하고 본격화할 것이며, 오픈채팅의 구독모델 도입도 하반기 진행될 것이다. 작년 하반기 뷰탭을 오픈채팅탭으로 교체한 뒤 광고 인벤토리가 늘었다. 오픈채팅탭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야 할 상황은 아니지만, 시장 상황과 연동해 (매출이)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 헬스케어·AI·클라우드, 손실 축소 방점···비용통제 기조 지속

올해 카카오는 헬스케어, AI, 클라우드 등으로 대표되는 ‘뉴 이니셔티브(카카오헬스케어, 카카오브레인, 카카오클라우드)’의 수익성을 개선해 영업손실을 줄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해당 사업부문의 영업손실은 2203억원 수준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헬스케어는 지난 1일 디지털 혈당관리 플랫폼 ‘파스타’를 출시했고, 글로벌 파트너들과 올해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등 본격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자체 개발한 멀티모달언어모델(MLLM) '허니비'를 공개하는 등 AI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코GPT2.0’도 카카오 계열사 내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며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비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정리하는 등 클라우드 중심 사업에 집중해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

홍 대표는 “클라우드는 올해 내실 있게 사업을 이어 나가기 위한 준비를 완료했다.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게임즈의 일부 서버스를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업자(CSP)에서 카카오클라우드로 전환했다. 올해 추가로 공동체 내에서 글로벌 CSP의 일부를 카카오클라우드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엔터프라이즈는 더불어 클라우드 사업에서 온전히 CSP에 집중하기로 했다. 앞으로 다양한 산업군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국내 대형 클라우드관리서비스제공사업자(MSP)와 협업을 강화해 확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혜령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뉴 이니셔티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41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14억원의 실적개선을 이뤘다”며 “지난해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한 엔터프라이즈 부문의 손실이 올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해 지난해가 뉴 이니셔티브 손실 규모가 정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 이니셔티브의 향후 매출이나 이익 규모는 AI 투자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4월이나 5월경 자세히 공유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카카오는 올해도 비용통제 기조를 이어간다. 지난해 영업비용은 인건비와 인프라비 등이 늘어난 탓에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 7조6039억원을 기록했다.

최 CFO는 “올해도 보수적인 채용 기조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 인건비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다. 지난해와 같이 비용통제 기조 속에서 효율적인 마케팅비 집행을 계획 중”이라며 “웹툰시장은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서 전략적인 마케팅비 집행 확대가 필요하다. 픽코마와 엔터테인먼트, 게임즈를 제외하면 마케팅비 집행은 신중히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자체 데이터센터(IDC)인 안산 ICD 운영에 따른 서버 구입 등으로 올해 연간 인프라 관련 비용은 약간 증가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용으로 인프라 비용 최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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