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부진했지만 신모델 아태 첫 도입 성과
‘포드=머스탱’ 차량 존재감 앞세워 반등 노려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한국 진출과 함께 출시 후 올해 20여년째 판매 중인 스포츠카 머스탱의 신모델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 머스탱이 가진 매력과 기존 마니아층의 충성도를 마케팅에 활용해 브랜드 입지를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15일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이하 포드 코리아)는 경기 광명시 소재 스튜디오에서 ‘올 뉴 포드 머스탱’(이하 신형 머스탱)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
머스탱은 지난 1964년 미국에 처음 출시된 후 이날 현재 7세대로 세계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 1996년 포드 코리아 출범 당시 4세대로 처음 들어와 고객에게 꾸준히 인도돼 왔다.
신형 머스탱은 질주하는 말 형상의 엠블럼을 비롯해 3개 막대(슬롯) 형태가 합친 3분할 리어램프, 뒤가 짧고 보닛이 앞으로 길게 뻗은 롱노즈 디자인 등 1세대 모델의 고유 디자인을 계승했다. 아울러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더욱 날렵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지향했다.
후륜구동인 머스탱은 이와 함께 성능을 개량한 2.3 에코부스트, 5.0L GT 등 두 가지 엔진 라인업에 쿠페, 컨버터블(오픈카) 등 형태를 각각 갖춘 4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각 엔진별 모델의 최고출력은 5.0 GT 490마력, 2.3L 319마력으로 이전 모델 대비 개선됐다.
또한 포드는 일상에서 스포츠카를 즐기려는 예비 오너를 겨냥해 전자식 드리프트 브레이크를 머스탱에 처음 장착했다. 전자식 드리프트 브레이크는 일반 주차 브레이크와 달리 유연하게 조작할 수 있어 더욱 쉬운 드리프트 운전을 지원한다.
신형 머스탱의 또 다른 특징으로, MZ세대 취향을 고려한 실내 디스플레이와 각종 소프트웨어 요소가 새롭게 탑재됐다. 12.4인치 계기반, 13.2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디지털 기반 기능이 제공된다. 계기반 화면은 언리얼 3D 제작툴을 기반으로 제작돼 각종 애니메이션 효과를 매끄럽게 보여준다.
신형 머스탱의 또 다른 최초 기능으로, 디지털 키를 통해 차량 엔진 회전수(rpm)를 원격 제어해 페달을 밟지 않고 배기음을 달리 낼 수 있는 ‘리모트 레브’ 기능이 재미 요소로 적용됐다. 이밖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엑시트 워닝(안전하차보조), 충돌회피조향보조 등 각종 안전 사양이 탑재돼 머스탱을 일상에서 운전하는 고객들을 지원한다.
◇ 신형 머스탱, 아태 최초 국내 도입···“사업 의지 어필”
포드 코리아는 그간 업력의 ‘동반자’ 같은 머스탱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한국 고객에게 소개하는데 공들여왔다. 지난 2년간 미국 본사와 함께 신형 머스탱의 국내 출시를 위해 협업해왔고, 차량을 중국, 중동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먼저 들여오는데 성공했다.
포드 코리아의 최근 수년간 판매실적이 녹록지 않은 점을 미뤄볼 때 머스탱의 아태 최초 국내 도입 성과가 더욱 돋보인다는 관측이다.
포드의 고급차 브랜드 링컨(Lincoln)을 제외한 포드 코리아의 지난해 판매실적은 전년(5300대) 대비 34.9%나 감소한 3450대에 그쳤다. 코로나19 창궐 이전인 2019년 이후 2020년 7068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줄곧 하락했다. 팬데믹, 반도체 수급난, 공급망 경색 등 문제로 악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머스탱이 10% 안팎의 판매 비중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이어왔다.
수입차 업체의 한 해 신차 물량 배정에 전년 판매실적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점을 고려할 때, 포드 코리아가 머스탱을 선제적으로 들여올 수 있었던 건 강력한 사업의지를 본사에 어필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데이비드 제프리 포드 코리아 사장은 이날 현장에서 “포드 코리아가 지난해 비즈니스 측면에서 어려운 한 해를 보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올해 머스탱 출시를 시작으로 딜러 파트너사와 함께 열심히 해서 세일즈 성과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 강력한 머스탱 존재감을 무기로···“브랜드 이미지 개선할 것”
포드 코리아의 영업, 마케팅 부서는 머스탱을 기반으로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머스탱과 함께 도입된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익스플로러가 동급 내 우수한 경쟁력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며 브랜드 성장을 견인했지만, ‘포드=머스탱’이라는 공식이 국내 시장에서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포드 코리아는 ‘포드는 몰라도 머스탱은 안다’는 업계 관점을 신형 머스탱의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입지를 개선해나갈 것이라는 포부다.
노선희 포드 코리아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총괄(전무)은 “머스탱은 볼륨 모델이 아닌 헤일로 모델(고객 유입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제품)로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향후 브랜드의 인기를 견인할 것”이라며 “포드 코리아는 기존 마니아 뿐 아니라, 신규 고객에게 어필할 특징들을 갖춘 신형 머스탱으로 봄 이후 고객 대상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움직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