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이익 2980억원···전년 대비 57.8% 감소
증권사 12곳 중 10곳에서 목표가 상향 보고서 내
“일회성 비용 부담 감소에 주주환원정책 기대커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되레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일회성 비용 부담이 줄어든 데다가 새로운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기대가 크다는 평가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 보고서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을 분석한 보고서는 이달 들어 총 12곳의 증권사에서 발간됐는데, 이 중 증권사 10곳이 목표주가를 높였다. 목표주가 하향 비중이 높았던 지난해 하반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전날 부진한 실적을 낸 것을 감안하면 온도 차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전날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57.8% 감소한 29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순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인 4600억원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우선 증권사들은 올해 이익 변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4분기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및 태영건설 관련 약 1000억원의 충당금 적립과 글로벌 투자목적자산 관련 손상 인식으로 약 3500억원을 반영했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보수적으로 손실을 인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KB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투자목적자산에 대한 손상인식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점에서 올해 이익 변동성이 지난해보다는 축소될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보고서를 통해 투자목적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재평가가 많이 진행됐다는 점을 목표주가 상향 근거 중 하나로 제시했다.

증권사들은 특히 곧 발표할 주주환원 정책을 주목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1년 발표했던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마무리되면서 이르면 이달 중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기존보다 더 주주친화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걸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2월, 올해 1월 두 차례 각각 700억원 규모 신규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하며 수급효과를 경험했다”며 “2024∼2026년에 걸친 향후 3개년 주주환원책도 발표할 예정인데 지금처럼 수급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신규 자사주 매입·소각에 좀 더 집중할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내다봤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도 보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3년간 주주환원율 30% 이상을 달성해 주주환원 신뢰도가 높은 기업”이라며 “앞으로의 모멘텀은 주주환원이고 올해 발표될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은 과거 대비 더 큰 주가 상승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보고서에서 “저(低)PBR(주가순자산비율)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부각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기존 대비 주주환원 정책이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실적과 저PBR 모두 정상화로 가는 길목에 있어 매수 관점을 유지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가 최고치는 1만원으로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해 제시했다. 전날 종가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주가가 8460원인 것을 고려하면 18%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투자 의견도 기존 ‘HOLD’(중립)에서 ‘BUY’(매수)로 상향했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여전히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며 목표가도 7000원을 유지했다. 메리츠증권은 주주환원 정책은 긍정적이라면서도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낮다는 점, 해외 대체투자 관련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을 투자의견과 목표가 유지의 근거로 꼽았다.

일각에서는 기대를 넘어선 주주환원 정책을 꺼내들 필요가 있다고 짚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과거 KDB대우증권과 합병하면서 자기자본 규모가 커졌고 ROE를 높이는데 부담이 생겼다”며 “이 같은 상황에선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인 자사주 소각이나 액면병합 등의 움직임이 나와야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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