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이후 일반 IPO 주관 실적 전무
코루파마 완주 실패로 실적 공백 더 길어져
인재 영입으로 경쟁력 강화···향후 행보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유진투자증권의 일반 IPO 주관 실적 공백이 길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2년여 동안 트랙레코드가 없는 상황에서 상장이 가시화된 기업마저 예비심사 단계에서 좌초된 것이다. 다만 외부 인력 수혈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 반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6일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 입성을 노리던 코루파마가 전날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했다. 2016년 설립된 코루파마는 필러와 같은 노화 방지와 관련된 에스테틱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8월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심사가 길어지며 결국 완주하지 못했다.

코루파마가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하면서 공동 대표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에 시선이 모인다. 코루파마는 유진투자증권의 오랜 IPO 주관 공백기를 깰 딜로 언급됐던 까닭이었다. 유진투자증권은 2021년 9월 식품 소재 회사 에스앤디의 코스닥 상장 대표주관을 마무리 지은 이후 2년여가 넘게 일반 IPO 주관 실적(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이 전무하다. 

유진투자증권은 과거만 하더라도 IPO 시장에서 다른 중소형 증권사 대비 나름의 존재감을 보였던 증권사였다. 지난 2013년 미국 소재 바이오기업인 엑세스바이오를, 2016년 중국 화장품사인 오가닉티코스메틱을, 2018년 중국 식품사인 윙입푸드 등 해외 법인 국내 상장에 강점을 보였다. 2019년 식품 회사인 마니커에프앤지 상장을 흥행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IPO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경쟁 중소형 증권사들이 중소형 IPO 트렌드와 맞물려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것과도 대조된다. 실제 지난해 교보증권은 3년여 만의 공백을 깨고 IPO 주관 시장에 복귀했고 하이투자증권과 SK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도 오랜만에 주관 실적을 쌓았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이 각고 끝에 코루파마의 주관사를 꿰찼다는 점에서 이번 철회는 아쉬운 상황이 됐다. 당초 코루파마는 대표 상장 주관사를 삼성증권으로 선정했으나 유진투자증권과 대신증권으로 주관사를 바꿨다. 대형사에서 중소형 증권사로 주관사를 바꾸는 것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유진투자증권의 노력이 보인 부분으로 평가됐다.

다만 유진투자증권이 IPO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반등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삼성증권 출신인 유장훈 상무를 IPO실장으로 새롭게 선임했다. 카카오페이와 같이 굵직한 IPO를 주관한 경험이 있는 유 상무를 통해 IPO 딜 수임과 주관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향후 유진투자증권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계나 대형 증권사의 경우 시스템의 힘이 IB(투자은행) 경쟁력으로 이어지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이른바 ‘맨파워’가 강하게 작용한다”며 “영입 인사가 부서의 조직 문화와 프로세스를 바꾸는 시간을 감안하면 영입 효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I=유진투자증권.
CI=유진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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