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BC 매도량 줄어...낙관론 다시 '힘'
"다른 ETF서 차익 실현 매물 가능성" 우려도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주(1월 29일~2월 4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금 유출액이 감소한 반면 유입액은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향후 차익 실현을 위한 투자금 유출이 또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비트코인은 4만2969달러(약 5751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91% 올랐다. 비트코인은 이번주 초엔 4만2000달러 선에서 횡보했다. 그러다 지난 30일 크게 오르더니 오전 한 때 4만6796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31일 오전 급락하면서 31일 4만2000달러선까지 내려갔다. 이후 다시 오름세를 타 4만3000달러 선 부근에서 거래됐다.
이번주 비트코인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였다. 이번주 초 비트코인이 다소 부진한 이유도 FOMC의 회의를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금리 정책은 예상에 부합했다. 연준은 31일(현지시각)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4연속으로 동결해 22년 만에 최고인 5.25~5.5%로 결정했다.
그런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매파적 발언을 내놨다. 올해 3월 금리인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오늘 회의를 기초로 이 점을 말하고자 한다"면서 "FOMC가 3월 회의에에서 금리인하를 결정할 정도로 확신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의 이 같은 발언으로 지난 1일 비트코인이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간 시세 하락의 원인이 됐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현물 ETF(GBTC) 유출액이 줄어들면서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2일 유출액은 6억4000만달러에 달했지만 최근 2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카이코는 “최근 GBTC의 유출량과 거래량이 둔화하면서 비트코인 매도 압력이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다른 자산운용사의 현물 ETF로 유입된 자금은 계속 늘어났다. 지난달 31일 1월 31일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현물 ETF 순유입액(2억800만달러)은 출시 이후 처음으로 GBTC의 유출액(1억9200만달러)을 앞질렀다. 또 피델리티와 함께 주요 현물 ETF인 블랙록의 상품도 순유입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1일 기준 피델리티와 블랙록의 순유입액은 각각 27억8720만달러, 23억6590만 달러다. 두 곳의 순 유입액의 합은 같은 날 그레이스케일의 GBTC의 누적 순유출규모(56억4120만달러)를 넘어선다.
비트코인이 파월의 매파 발언도 이겨내자 시장에선 낙관론이 나온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더블록은 코인베이스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비트코인 현물 ETF에 긍정적인 자금 유입이 이뤄지고 있으며 거시경제 환경도 디지털 자산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미 연준이 오는 5월에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 역시 가상자산 추세를 반전시킬 요소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레이스케일 이외의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차익 매물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JP모간은 “GBTC 유출로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졌지만 일부 투자자에게는 여전히 수익 실현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추가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