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필수 시대···돈을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중요
유명인 내세워 무료 책 미끼로 광고 후 단체채팅방서 주식거래앱 설치 유도
환불 요구하거나 추가입금 안하면 대화방 폐쇄 후 잠적
"기관 계좌로 공모주 싸게 많이 준다는 말 속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재테크가 필수인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재테크의 기본은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기관 계좌로 공모주 청약 시 싼 가격으로 많은 물량 배정이 가능하다"며 가짜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하는 금융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소비자 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짜 주식거래 앱을 이용한 금융투자 사기 수법은 연예인 등 유명인을 사칭해 재테크 책을 무료로 증정한다는 광고글로 시작한다. 이후 투자자들을 단체 채팅방으로 유인해 증권사 임직원과 교수 등을 사칭하며 재테크 강의나 주식시황, 추천주 정보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신뢰를 확보한다.
특히 이들은 기관 계좌 이용시 공모주 청약시 많은 주식 배정, 싼 가격 매수가 가능하다는 거짓말로 가짜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증거금 대비 많은 수량이 배정된 것처럼 앱 화면을 조작해 추가 납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내 투자자들이 출금을 요청하면 수수료와 세금 명목의 돈을 더 요구하거나 검찰, 금융위원회 등 문서를 도용해 불법 주식 거래로 과징금, 보증금이 부과됐다고 속여 피해액을 키웠다. 이들은 투자자들이 환불을 요구하거나 더 이상 추가납입을 하지 않으면 SNS계정과 대화방을 폐쇄하고 잠적했다.
실제 피해자 A씨는 인스타그램에서 무료 책을 준다는 광고글을 보고 카카오톡 채팅방에 입장한 후 증권사 고문을 사칭한 K가 주식을 추천하면서 N증권사 주식거래앱(가짜)을 설치했다. 이후 공모주 청약을 권유받아 700만 원을 투자하고 예상보다 더 많이 배정받았다는 안내에 1000만 원을 추가 입금했다. A씨가 출금을 요청하자 K는 수수료 추가 지급이 필요하다며 출금해주지 않고 A씨를 단톡방에서 강제 퇴장시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가 개인 투자자를 대신해 공모주를 배정받는 행위는 불법이므로 이에 절대 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주식 공모 시 모든 투자자가 동일한 공모가로 청약에 참여하므로 기관 계좌로 공모주를 싸게 배정받을 수 있단 말에 속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제도권 금융회사는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지 않는다"며 "사기범들은 특히 SNS에서만 활동하고 투자금 편취 후 바로 잠적하는 사기 행태를 보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