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 “제조업 없는 서울, 창조산업 중요”···“창조산업허브·인베스트서울 추진”
스타트업 지원 5조원 펀드·캠퍼스타운 조성···한국판 CES·서울시 브랜드화 강조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보기술과 음악, 미술,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등을 융합한 창조산업과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 나서겠단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인공지능 시대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는 관광산업 육성을 해법으로 내놨다.
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 및 기업을 위한 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오 시장은 “서울은 제조업이 거의 없다. 결국 서울의 경제는 창조산업에서 시작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전 세계가 지금 K컨텐츠 덕분에 서울을 문화 발신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걸 극대화해 명실상부한 문화도시로 만드느냐가 관건이라 생각해 10여년 전부터 고부가가치 문화 융합산업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며 “가상현실, 뉴미디어 영상, 웹툰 에니메이션이나 e스포츠 게임이 결국 미래산업”이라고 했다.
창조산업 육성을 가능하기 위해 남산에 창조산업허브 건설을 시작했단 설명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 경제정책은 창조산업을 어떻게 진흥시키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서울에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기관 투자청인 인베스트서울을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스타트업에 도전하기 쉬운 글로벌 창업 도시 건설도 서울시 경제 정책의 핵심 축이다. 시는 이미 창업도시 건설 투자를 시작했다. 오 시장은 “수서 AI, 양재 로봇, 홍릉 바이오, 여의도 핀테크 등 특성화된 지역에 글로벌 AI 혁신 거점을 만들고 있다. 각종 실증 사업을 서울시가 되도록 규제 없이 도와드린단 원칙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5조원 규모의 비전 2030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대학을 청년 창업 전진기지로 만드는 캠퍼스타운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처럼 대학가가 창업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단 판단에서 나온 대책이다.
오 시장은 “서울이 다른 도시가 가지고 있지 않은 장점이 50여 개 대학이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절반 정도 대학이 참여하고 있는데 상당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제가 시장이 된 뒤 대학이 신규 건축물을 짓겠다고 하면 거의 규제 없이 다 열어주고 있다. 과거엔 대학에서 짓는데 규제가 있다고 하면 선심쓰듯 하나씩 풀어주는 형태였다”고 했다.
오 시장은 또 “뚝섬지역 삼표레미콘 부지에 실리콘밸리 같은 역할을 할 스타트업 집적지를 만든다”며 “그 옆 서울숲엔 스타트업 수천개가 들어갈 수 있는 부지를 마련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가전전시회(CES) 같은 세계적 기술전시회 ‘스마트라이프위크’를 올해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에서 열겠단 포부도 밝혔다. 오 시장은 “언제까지 우리가 다보스나 CES를 다니면서 봐야 하나. 한국, 서울 정도 되면 얼마든지 개최할 수 있다”며 “한국판 CES를 만들겠다.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CES 같은데 한 번씩 나가는 것도 힘들다며 서울에서 할 수 있게 해달란 요청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첨단 과학기술 중심 기업 전시회, 상품 서비스 전시회를 열면 서울에서 해도 승산이 있다”고 자신한 오 시장은 “기술보다 사람에 중점을 둬 헬스케어, 노년 돌봄 로봇 등 약자동행기술을 비롯해 실생활에 응용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전시한다”며 “우리도 5년, 10년 지나면 CES 같은 규모로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전시회를 만들 수 있도록 기업인들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관광산업 중요성도 강조했다. 선진국 대다수는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 10% 가량을 창출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2.8% 정도에 머물러 있다. 오 시장은 “미래엔 AI나 로봇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다. 결국 사람이 하는 업종이 일자리 창출에 효자노릇을 할텐데 관광산업이 대표적”이라며 “일자리 창출 측면 때문에 관광산업에 천착할 수밖에 없다. 문화도시를 만드는 서울시도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초를 튼튼히 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재밌는 도시를 만들면 된다”며 도시 브랜딩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오 시장은 “1년 내내 많은 행사, 축제를 해서 서울을 외국에 알리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서울 윈터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라며 “광화문, 서울, 소라광장 등 50일 정도 겨울축제를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행정에 디자인을 컨셉으로 한 서울의 매력 요소들을 만드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 굿즈, 서울향, 서울색, 서울서체 등을 예시로 들며 “이런 것들이 트랜디한 서울, 힙한 서울을 만들어가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노력”이라며 “서울시를 브랜딩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서울시의 전략적인 목표가 됐다. 그 과정에서 기업들이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