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만주 장내매도로 지분율 5.16%→3.56%···5% 지분공시 의무 해제
2020년 4월 5% 이상 지분 확보 후 2021년에는 12%까지 확보하기도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 보유 주식을 장내 매도하면서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췄다. 지난 2020년 4월 유진투자증권 지분 5% 이상을 사들이면서 지분변동 공시를 시작한 지 근 4년 만이다.
그동안 세종텔레콤은 단순투자라고 강조했지만 지난 2021년에는 유진투자증권 지분율을 12%까지 끌어올리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았다. 이번 지분매각으로 세종텔레콤의 유진투자증권 인수설은 완전히 소멸될 것으로 관측된다.
◇ 세종텔레콤, 유진투자증권 지분율 9.96%→3.56%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세종텔레콤은 유진투자증권 주식 155만주를 매도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를 통해 세종텔레콤의 유진투자증권 보유주식 수는 500만주에 345만주로 감소했고 지분율은 5.16%에서 3.56%로 낮아졌다.
세종텔레콤은 지난 2020년 4월 23일 유진투자증권 지분 주식 557만주(5.7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며 시장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시 세종텔레콤은 유진기업(27.25%)에 이은 2대 주주였고 지분보유 목적으로는 ‘단순투자’를 적시했다.
세종텔레콤은 이후에도 유진투자증권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2021년 5월에는 1163만주(12.01%)까지 주식수를 늘리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적대적 M&A 설까지 확산됐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상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주식 취득 전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거쳐야하는 규정이 발목을 잡았다. 세종텔레콤은 곧바로 지분을 일부 매도해 지분율을 9.96%로 낮춰야 했다.
이후 2년 넘게 세종텔레콤의 유진투자증권 지분율은 큰 변화가 없었다. 지분율에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4분기부터다.
세종텔레콤은 지난해 10월 20일부터 12월 8일까지 장내매도를 통해 345만주를 처분함으로써 지분율을 9.96%(965만주)에서 6.4%(620만주)로 낮췄다고 지난해 12월 11일 공시했다. 이어 세종텔레콤은 연말을 앞두고 추가로 주식을 장내매도해 지분율을 5.16%(500만주)까지 떨어뜨렸다고 올해 1월 10일 공시했다.
세종텔레콤은 전날 지분율이 5% 이하로 떨어졌다고 공시했기에 향후 유진투자증권 보유주식 매도에 따른 지분변동 공시 의무는 해제됐다. 지난 2020년 4월부터 이어진 이슈가 사실상 끝난 셈이다.
◇ 지분매각 배경은···인수 포기 or 유동성 확보
세종텔레콤은 유진투자증권 주식의 매매 사유에 대해 늘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공시해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의 이력을 근거로 이 같은 해명을 반신반의했다.
김 회장은 명동 사채시장 출신으로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동아증권을 30억원대에 인수해 세종증권을 출범시켰다. 이후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을 도입해 업계 10위권 증권사로 키웠고 지난 2005년 농협중앙회에 약 1103억원에 매각했다. 세종증권은 농협증권이 되었고 농협이 인수한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해 NH투자증권이 됐다.
이후 김 회장은 매각대금을 기반으로 세종텔레콤으로 통신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다수의 기업에 투자하는 등 투자자로서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세종텔레콤을 통해 유진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지분매각으로 이제 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세종텔레콤의 부진한 본업이 유진투자증권 지분매도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세종텔레콤은 지난 2022년 매출 3243억원, 영업손실 55억원을 냈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누적으로 매출 2414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세종텔레콤은 최근 제4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세대(5G) 28㎓ 주파수 경매에서 중도포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