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 취임 후 줄곧 임직원 ‘역량 강화’ 주문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KT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KT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김영섭 대표가 이끄는 KT가 임직원의 ‘역량 강화’에 방점을 둔 인사제도 및 임금체계 개편 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직후 줄곧 ‘본질적인 역량’, ‘실질적인 성과’를 강조해 온 김 대표가 올해부터 KT의 ‘일하는 문화’를 바꾸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역량과 성과를 중심으로 한 임직원 인사 및 임금체계 개편을 준비 중으로 그간 연공서열을 기반으로 한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할 계획이다.

인사제도 개편은 KT에서 인,와 기업문화, 커뮤니케이션 전략 부서를 두루 거친 고충림 최고인사책임자(CHO) 전무가 전담할 전망이다. CHO는 김 대표 취임 후 첫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조직으로, CEO 직속이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해 8월말 취임식에서부터 향후 경영방향 키워드로 고객 가치, 본질적인 역량, 실질적인 성과, 화합 등 4가지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역량과 실력이 중요하다.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돼야 한다”며 “고수가 되면 어디를 가도 인정받을 것이다. 고수답게 화합하고 고수다운 방식으로 일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당시 이같은 메시지로 직원들 사이에선 일종의 ‘레벨 테스트’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김 대표가 LG CNS 대표 시절 ‘기술역량 레벨 평가 제도’를 도입한 바 있기 때문이다. 기술역량 레벨 평가 제도는 외부 IT 전문가들이 낸 시험을 바탕으로 기술시험을 보고 각 업무 분야와 공통 역량을 종합 평가해 레벨 1~5까지 등급을 매기는 제도다. 이렇게 책정된 등급은 인사평가와 연봉에 반영됐다.

당시 김 대표는 역량 레벨 테스트 도입 가능성에 대해 “전 회사는 IT 전문기업이고 성격이 다르다. 역량 테스트가 최종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목표가 아니다”며 “자타가 공인하는 고수가 있기 마련인데, 이들을 중심으로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거리를 뒀다.

이에 따라 레벨 테스트 도입 가능성은 낮지만, 그간 김 대표가 “단기적인 외형 성과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며 구현모 전 대표 체제의 ‘허수영업’을 지적해왔단 점을 고려하면 임직원 성과 지표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실제 KT 경영진은 최근 노동조합 간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경영설명회’에서 “CEO 취임 이후 경영방향도 새로운 체계로 선회했다”며 “단기 실적은 결국 회사의 성장보다 개인의 성과에 치중하게 되므로, 향후 단기적인 지표의 비중을 낮출 것”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같은 제도 개편은 노조와의 협의사항인 만큼, 제도 시행까진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이스트사옥에서 진행된 임직원 타운홀미팅에서도 임직원 개인의 역량 향상 및 성과를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제 경쟁의 핵심은 가격과 가성비가 아니라 속도다. 속도를 높이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잘 나가는 빅테크 기업은 그 분야의 이슈를 지속적으로 선점한다”며 “고객, 역량, 실질, 화합이라는 네 가지 핵심 가치에 충실해 성과를 내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이슈를 선점하면 기업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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