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A·B·C 연장, D·E·F 노선 윤곽
윤석열 정부 임기 내 착공 목표
관심 집중되자 집주인들 호가 수억 올려
“호재 맞지만 현실화되려면 수십년 걸릴 수도”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B·C 노선 연장과 함께 D·E·F 노선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노선 주변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모든 노선이 개통할 경우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에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장기계획인 만큼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계획하고 있는 GTX 기존 노선별 연장안은 ▲A노선 ‘동탄~평택 지제’ ▲B노선 ‘마석~춘천’ ▲C노선 ‘덕정~동두천’, ‘수원~아산’ 등으로 구성됐다. 노선 연장은 지방자치단체와 비용 부담 방식을 협의하고 예비타당성조사 등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이뤄진다. 지자체가 비용 부담을 하면 예타 없이 바로 설계착공에 진입할 수 있어 일반적 절차보다 3년 이상 빨리 개통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지자체의 비용부담 합의가 되면 윤석열 정부 임기 내 착공해 본선과 동시 개통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노선의 종점이 각각 평택·춘천·천안까지 연장되면서 수도권과 충청·강원권까지 1시간 만에 주파 가능한 ‘초연결 광역경제생활권’이 탄생하게 된다.

/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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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노선의 경우 A노선(운정~동탄)의 수서~동탄 구간은 3월 말, 운정~서울역 구간은 연말 개통될 예정이다.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공사 지연 문제로 전구간 개통은 2028년에 가능하다. 다만 2026년부턴 삼성역 무정차 통과가 이뤄진다. GTX-A가 뚫리면 동탄에서 수서까지 이동시간이 기존 70분대에서 19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GTX B노선(인천대입구~마석)은 재정 구간인 용산~상봉 구간을 3월에 먼저 착공하고 민자 구간은 6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2030년 개통한다. 전날 착공식을 한 GTX C노선(덕정~수원)은 2028년 개통 목표다.

신설 노선을 살펴보면 ▲D노선 ‘김포/인천~팔당/원주~광명시흥, 강동구’ ▲E노선 ‘인천~대장~덕소+연신내’ ▲F노선 ‘의정부~수원’ 등이다. 수도권 주민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GTX-D의 경우 ‘더블Y’자 형태로 결정됐다. D노선은 인천공항과 경기 김포 장기에서 각각 출발해 대장에 한데 모였다가 광명시흥~신림~사당~삼성을 지나 팔당과 원주까지 또다시 나눠지는 형태로 제시됐다. 공약 당시 없던 광명시흥역과 강동역이 이번에 추가됐다.

E노선은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대장~상암DMC~연신내~광운대~구리~덕소까지 이어진다. 연신내역이 환승을 위해 추가됐다. F노선은 지하철 2호선을 떠올리게 하는 ‘순환형’ 구조다. 북쪽에 의정부, 동쪽에 교산, 남쪽에 수원, 서쪽에 부천 등을 아우른다. 정부는 D‧E‧F 노선을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2026~2035년)에 반영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국가철도망계획은 5년 주기로 수립하는 10년 단위의 철도 건설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3개 노선은 1~2단계로 나눠 구간별 개통을 추진한다.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높은 구간들인 1단계 구간은 윤 대통령 임기 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시켜 2035년 개통시킨다는 계획이다.

대형 호재인 만큼 수혜지역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현재 A·C노선이 동시에 지나는 평택을 비롯해 화성, 천안, 동두천 등이 수혜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 기업인 ‘호갱노노’의 이용자들이 많이 보는 실시간 아파트 1∼5위까지 상위 랭킹을 경기 평택시 지제동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 경기 화성시 병점동 ‘병점역아이파크캐슬’, 세교동 ‘평택지제역자이’, 충남 천안시 서북구 와촌동 ‘천안역사동아라이크텐’ 등 GTX 연장 지역의 신축 아파트들이 대거 차지했다.

집주인들은 호가를 높이고 있다. GTX 정차역인 지하철 1호선 평택지제역에서 가장 가까운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1999가구·2022년 5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매도 호가가 10억원에 형성돼 있다. 해당 평형대는 지난달 8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병점역 인근 ‘병점역아이파크캐슬’ 전용 84㎡은 지난달 6억4300만원에 실거래 됐지만 정부 발표 이후 호가가 7억원까지 뛰었다. 평택지제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GTX 노선이 두 개가 지나간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서울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평소보다 매수 문의가 20% 가까이 늘었다”며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집주인들도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장·신설 노선이 장기계획인 데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어 단기간 급등은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A노선 등 개통을 앞둔 지역은 집값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외 지역은 GTX 연장·신설 계획이 현실화되려면 수년에서 수십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노선의 최종 확정을 놓고 펼쳐지는 지자체 간 치열한 갈등 조율, 민간의 적극적 참여 의지, 계발 계획 확정과 추후 교통비 수준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GTX 연장·신설 내용은 장기계획으로 봐야 한다”며 “기존 철도의 경우 개통까지 20년은 봐야 하는 사안이나 신규 D·E·F노선은 국가적으로 추진할 경우 소요기간은 단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존 유사 사례를 보면 지하철 연장이 해당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명확하다”며 “미래가치를 본다면 긍정적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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