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효 대표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 표명
차기 대표, 오는 3월 주총서 확정한다는 계획
순손실 누적 지속에 차기 리더십 중요해졌단 평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증권업계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됐던 카카오페이증권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진 변화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뒤늦게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강화에 나섰지만 그동안의 부진을 떨쳐낼 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혁신을 불어넣어 줄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카카오페이증권을 이끌던 이승효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을 표명했다. 이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까지였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이주랑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직무대행으로 삼고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를 뽑는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영진 변화가 예고되면서 분위기 전환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020년 국내 1호 테크핀(기술+금융) 증권사로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은 증권업계 시장 판도를 바꿀 ‘메기’로 평가됐었다.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메신저’를 앞세워 리테일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증권이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되레 후발 테크핀 증권사인 토스증권에 뒤처졌다. 특히 브로커리지의 핵심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출범 3년 차인 2022년에 출시했는데 이는 토스증권보다 1년이 늦은 것이었다. 토스증권은 2021년 출범과 함께 MTS를 중심으로 고객 및 리테일 비즈니스 확장 전략에 힘을 썼고 주효했다.
실제 카카오페이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토스증권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카카오페이증권의 국내주식 투자중개 수수료 수익은 19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억64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토스증권의 125억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이 힘을 쏟아부었던 해외 브로커리지 부문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해외주식 투자중개 수수료는 32억8000만원이었다. 수수료 인하 등 적극적인 마케팅 영향에 전년 동기 실적인 12억7789억원 대비 2.5배 증가한 수치지만 이 역시 토스증권의 517억원과 큰 차이를 보인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3분기 동안 37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이후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역시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토스증권의 경우 같은 기간 5억5000만원의 순손실에 그쳐 곧 연간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성장 기대감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는 점이다. 모회사인 카카오페이의 미국 증권사 시버트 인수가 지난해 말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당초 카카오페이증권은 시버트를 통해 24시간 해외 주식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국 주식 시장으로 카카오페이증권 플랫폼 확장에 나설 예정이었다.
이에 차기 수장의 리더십이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다른 증권사가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폭발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다”며 “혁신적인 서비스와 적절한 M&A(인수·합병)로 경쟁력 강화를 이끌 수 있는 경영진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밝혔다.